국민청원 게시판 축구 관련 글 쇄도
국가대표 선배 해설위원들 일침 화제
16강 진출 실낱같은 희망 짜내기도
이미 2차례 패배했지만 16강에 진출할 경우의 수를 따지면서 '착즙의 나라'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즙을 짜듯 희망을 짜낸다는 의미다.
누리꾼들의 목소리가 가장 즉각적으로 반영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은 이미 들썩이고 있다. 축구를 주제로 한 청원이 이날 게시된 글만 따져도 오전 10시 기준 이미 400건에 육박했다.
내용은 ▲국가대표팀 감독 교체 ▲대한축구협회 비리 조사를 통한 축구계 개혁 ▲대표팀 군 면제 혜택 폐지 ▲박지성 SBS 해설위원을 대표팀 감독으로 위촉 ▲손흥민 군 면제 청원 등 각양각색이다.
특히 페널티킥 판정에 빌미를 준 중앙수비수 장현수(FC도쿄)를 향한 비난 목소리가 거세다. 축구 관련 청원 중 250건에 '장현수'가 거론됐다. 국가대표에서 영구 제명해달라거나 승부 조작을 조사해달라는 등 격한 반응이 주류다. 귀국 시 걸어서 오게 해달라는 장난 글부터 형법상 처벌을 요구하는 글도 있다.
현 대표팀의 대선배인 안정환 MBC 해설위원, 이영표 KBS 해설위원 등이 경기 중 장현수의 태클을 보고 가한 일침도 화제가 됐다.
이 위원은 "축구 기본에서는 태클을 하지 않아야 하는 장면이다. 이 경기를 어린 선수들과 학생들도 볼 텐데, 저 상황에서는 태클을 하면 안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수가 계속되면 실력이다. 언제 태클을 해야 할지 안해야 할지 스웨덴전에서 배웠어야 했는데, 이번에도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안 위원은 "태클을 할 타이밍에 해야 하는데 하지 말아야 하는 타이밍에 하고 있다. 상대가 슈팅을 하기 전에 태클이 들어가면 어떡하나"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장현수는 경기 종료 후 기자들이 있는 공동취재구역에 나타나지 않고 별도 통로로 경기장을 떠났다.
네이버 아이디 c***는 "골 넣고 난 뒤에 너무 힘들어서 뛰지도 못하는 거 보고 마음 아팠다. 흥민아, 영국으로 귀화해도 욕 안 한다!"고 적었다. s***는 "진심 탈아시아급 100억불짜리 슈팅이었다"고 치켜세웠다. j***는 "기성용 빠지면 진짜 중원 노답(답이 없다)"이라고 우려했다.
기성용은 왼쪽 종아리 부상으로 독일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다.
이미 2패를 겪었지만 16강 진출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국이 독일과의 27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승리하고, 같은 시간 진행되는 멕시코-스웨덴전에서 멕시코가 이기면 된다. 단 이 경우에도 골득실 등을 따져야 한다. 독일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우승국이란 점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실낱같은 희망이다.
언론이 '16강 경우의 수'를 따지기 시작하자 누리꾼들은 '착즙의 나라'라며 자조하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가능성에 매달리게 되면서 월드컵이 더욱 재미있어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유명 착즙기 브랜드 '휴롬'을 거론하며 '내가 휴롬이다'라는 말이 온라인상에 번지고 있다.
F조 조별리그 최종전은 오는 27일 밤 11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