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빠진' 강원랜드 수사단, 권성동 영장으로 '체면'

기사등록 2018/05/19 11:55:19

'독립성' 보장받았다지만 결국 총장 지휘대로 불기소

추후 수사 진행시 독립적인 결정 제대로 내릴지 의문

기소 부적절 결론…수사단장 등 책임론 불거질 수도

'불기소' 결정 다음날 권성동 구속영장…수사 마무리 수순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장으로 임명된 양부남 광주지검장이 수사단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로 가기 위해 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검을 빠져나가고 있다. 2018.02.07.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장으로 임명된 양부남 광주지검장이 수사단 사무실이 꾸려진 서울로 가기 위해 7일 오후 광주 동구 광주지검을 빠져나가고 있다. 2018.02.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채윤태 기자 =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외압 의혹을 받고 있는 두 검사장에 대한 기소 여부가 19일 새벽 전문자문단 심의 결과에 따라 '불발'되면서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은 수사의 '독립성'은 물론 동력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었다.

 하극상 논란을 일으킬 만큼 파장이 컸던 검찰 내부의 갈등은 가까스로 봉합됐지만, 수사는 더이상 확대되지 못한 채 마무리 국면에 접어들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19일 검찰에 따르면 전문자문단은 전날 오후부터 자정 넘어까지 열린 비공개 회의에서 김우현 대검찰청 반부패부장과 최종원(전 춘천지검장) 서울남부지검장을 직권 남용 혐의 기소 여부 등을 집중 심의했다.

 항명 파동을 불사하고 검찰총장과 대립각을 세웠던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단은 전문자문단의 불기소 결정을 통보받고 즉시 기소 방침을 철회했다. 대신 수사단은 자문단의 결정 다음날 곧바로 권성동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겨우 체면치레했다.

 당초 강원랜드 수사단은 지난해 춘천지검이 수사하던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은 물론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의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하기 위해 독립성을 보장받았다.

 대검찰청은 지난 2월 강원랜드 수사단을 꾸리면서 수사단으로 하여금 대검찰청 보고 없이 수사할 수 있는 독립성을 보장키로 공언했다. 또한 수사가 종결될 때만 외부 민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점검위원회의 검증을 받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 1월부터 문무일 검찰총장이 강원랜드 수사에 대해 수사지휘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문 총장은 7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자문단'에게 두 검찰간부의 기소여부 등을 심의받도록 지시했다.

  강원랜드 수사단은 이에 반발해 지난 15일 대검에 승인받지 않은 보도자료까지 내가며 "문 총장님은 수사단 출범 당시의 공언과 달리 지난 1일부터 수사지휘권을 행사했다"고 공개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보도자료까지 내며 문 총장을 직접 타깃으로 불만을 터트린 것은 적절치 못했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권성동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2018.05.18.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 권성동 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박상기 법무부 장관까지 나서 강원랜드 수사단을 향해 "사건 수사 과정에서 수사관계자들의 의견이나 주장이 언론 등을 통해 표출되고, 그로 인해 검찰 조직이 흔들리는 것처럼 비춰졌다"라며 "이에 국민들이 우려를 갖고 있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사실상 비판적인 입장을 취했다.

 이 같은 반응에 강원랜드 수사단은 '항명' 보도자료를 낸 이후 관련 입장을 일체 내지 않고 양 단장 또한 언론과의 접촉을 기피했다. 전문자문단의 심의 결과가 나온 직후에야 강원랜드 수사단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외압 부분에 대한 전문자문단의 심의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한줄 입장만 내놨다.

 사상 초유의 두 검사장 동시 사법처리가 불발됨에 따라 강원랜드 수사단의 '힘'도 위축되지 않겠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독립성을 보장받았던 수사이지만 핵심 피의자인 국회의원 보좌진 소환부터 대검 수뇌부와 갈등을 일으켰고, 권성동 의원에 대한 영장 청구를 놓고도 스스로 결정하지 못해 시간이 지체됐다. 김우현·최종원 검사장에 대한 기소도 심사 결과에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일각에서는 권 의원과 염 의원 외에도 강원랜드 채용비리 및 외압 의혹과 관련된 수사대상자가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추후 강원랜드 수사단이 독립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게다가 두 검사장에 대한 기소가 적절하지 않다는 전문자문단의 심의 결과가 나오면서 강원랜드 수사단의 수사 동력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수사단을 이끌고 있는 양부남 단장(검사장·광주지검장)에 대한 책임론까지 불거질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힘빠진' 강원랜드 수사단, 권성동 영장으로 '체면'

기사등록 2018/05/19 11:55:19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