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북미간 실수나 오판, 핵전쟁 야기할 수도"

기사등록 2018/01/07 17:34:51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북한과 미국간 의사소통상의 오해나 실수 하나가 한반도에서 핵전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 군사 관계자들 사이에서 증가하고 있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미국과 북한은 제3차 세계대전에 어떻게 우연히 빠져들 수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 북한의 도발이나, 미국의 경고사격, 악의적인 해커 또는 단순한 사고가 북미 간 새로운 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에너지부 장관을 역임한 어니스트 모니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이 최근 주고받은 '핵 단추' 말폭탄 이후 현 상황을 "쿠바 미사일 위기 이래 오판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민간연구조사기관인 랜드코퍼레이션의 선임 정치학자이자 아시아태평양 전문가인 마이클 마자르는 한반도에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발생한 여러 갈등 사건으로 두려움이 뿌리 깊은 상태로, 단순한 사고도 전쟁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마자르는 일례로 북한이 1994년 12월 비행 도중 착오를 일으켜 군사분계선을 넘었던 미군 헬기를 격추한 사건부터 2015년 8월 북한이 비무장지대(DMZ)에서 지뢰를 묻어놔 한국군 장병 2명이 부상해 남북 간 군사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사건, 그리고 가장 최근인 지난달 북한군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으로 탈북하는 북한군 병사에게 40여발의 총격을 가한사건을 열거했다.

현재 한반도에서의 긴장감으로 볼 때, 어떠한 작은 사고나 오판이라도 급속히 증폭돼 전쟁 위험성을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마자르는 일례로 북한이 시험발사한 미사일이 빗나가는 경우도 가능한 시나리오로 꼽았다. 그는 "북한이 시험발사한 미사일이 오작동을 일으켜 일본으로 날라간다면, 미국이 반격에 나설 것"이라며, "거기서부터 (한반도 전쟁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켈시 데이븐포트 미국 군축협회(ACA) 비확산담당관은 북한이 미군의 훈련 중 하나인 폭격기의 저공비행을 선제공격으로 잘못 해석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에이브러햄 덴마크 전 미국 국방부 동아시아 부차관보이자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 국장은 지난 9월 미군의 전략폭격기가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북을 비행한 것을 언급했다. 당시 미 폭격기의 비행 며칠 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지 모른다고 말하는 등 한반도 긴장감이 고조됐는데, 이런 상황에서 북한군이 미 폭격기의 비행을 무력행사로 잘못 읽을 가능성이 있다고 덴마크는 우려했다.

폴리티코는 이어 북한은 이미 과거 미국 또는 한국에 대해 군사 도발을 벌인 적이 있다며, 1968년 83명의 승무원이 탑승한 미 정부함 푸에블로호가 1년 가량 납북된 사건과 2010년 북한이 천안함을 격추해 46명의 한국군이 사망한 사건을 언급했다.


덴마크 국장은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현 상황에서는 "2010년 천안함 피격 같은 사건이 다시 일어난다면 미국과 한국 정부는 과거와 매우 다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마자르는 "미국이 (제한된) 군사행동을 하면 큰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폴리티코는 실제로 미국에서는 북한의 핵 개발 저지를 위해서는 북한을 선제 타격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내 북한 전문가들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선제타격이 초래할 영향에 대해 심도있게 고려하지 않을지 모른다는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데이븐포트는 "미국은 제한적으로 행동을 취할 수 있지만, 이에 대해 북한은 군사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엄청난 부담감에 놓일 것이기 때문에, 만일 이런 일이 발생하다면 통제가 극도로 어려워질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또 큰 군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사일 및 사이버공격 능력이 발달됐지만, 미국의 군사공격이 제한된 것인지 전면전인지 등에 대해 판단할 수 있는 정보기술이 부족해 전면전에 나서는 오판을 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이에 더해 모니즈 전 에너지장관은 핵 통제시스템에 대한 사이버공격이 오판을 낳아 전면전으로 번질 가능성을 지적했다.

제임스 카트라이트 전 미국 합참 부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제되지 않은 대북 발언과 김정은 간 말폭탄 주고받기는 "전면전으로 발달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오판을 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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