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tvN 수목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극본기획 이우정, 극본 정보훈, 연출 신원호)에 지난주 새롭게 등장한 한 매력적인 캐릭터에 시청자 눈이 머물고 있다.
지난 6일 제5화에서 강렬한 첫 등장을 한 데 이어 7일 방송한 제6화에서 주인공 ‘김제혁’(박해수)이 있는 서부교도소 내 2상6방에서 본격적으로 수감 생활을 시작한 ‘유정우’(정해인)다.
유정우는 극 중 ‘악마 유 대위’로 통한다. 부하 중대원인 ‘박 일병’을 무자비하게 폭행해 사망에 이르게 한 탓이다. 이 때문에 그는 3년형을 받았다. 그러나 여론은 처벌 수위가 낮다며 더 무겁게 단죄해야 한다고 분노한다.
유정우는 제6화 중 신입 수형자 교육에서 “내가 안 죽였어. 난 그냥 몇 대 쳤을 뿐이야“라고 무죄를 주장하지만, "억울하게 갇혔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이 한 명도 없는 교도소에서 그의 말을 귀담아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분노를 못 이기고 강사 앞에서 자해하다 진정방에 따로 갇히기까지 했다.
이날 방송 후반에는 더 큰 사건이 일어났다. 교육을 다시 받으러 간 유 대위가 교육실 창문 유리를 의자로 깨고 뛰어넘은 뒤 교도관 ‘송 담당’(강기둥)의 목을 조르는 장면이 CCTV에 포착된 것.
‘팽 부장’(정웅인)과 기동타격대가 출동해 송 담당을 구출하고 유 대위를 징벌방에 가뒀다.
그러나 사실을 알고 보니 송 담당이 심근경색을 일으켜 쓰러졌고, 이를 목격한 유 대위가 그를 심폐소생술로 구하는 과정에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뒤늦게 오해한 것을 사과하며 “솔직하게 얘기하지”라는 팽 부장에게 유 대위는 “솔직하게 말하면 믿어 줍니까?”라고 반문했다.
이런 극적인 반전은 시청자에게 중대원들의 증언으로 형을 살게 된 유 대위가 사실은 누명을 쓴 것은 아닐까 하는 흥미를 유발했다.
평균 시청률 5.8%(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를 기록한 이날 방송에서 최고 시청률 7.6%를 기록한 장면이 후반부 박 일병을 다정하게 챙기던 유 대위의 회상 신이었던 것은 그런 시청자 관심을 방증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유 대위에게 관심이 증폭하면서 정해인도 주목받고 있다.
정해인은 지난달 16일 종방한 SBS 수목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에서 남녀 주인공 ‘재찬’(이종석)과 ‘홍주’(배수지) 사이에서 삼각관계를 이룬 ‘우탁’으로 나와 여성 시청자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말 신드롬을 일으킨 tvN 드라마 ‘도깨비’에서는 여주인공 ‘은탁’(김고은)의 사랑 ‘태희’로 여심을 흔들었다.
정해인은 제6화에서 육군 중대장에서 수형자로 전락한 유 대위의 슬픈 눈빛을 호소력 있게 표현했다. ‘당잠사’ 당시 배우 이종석도 SNS 등을 통해 인정한 ‘우월한 비주얼’은 이번에도 빛났다.
진정방에서 머무는 동안에는 정신적인 상처를 달래기 위해 웃통을 벗은 채 운동하는 모습을 통해 남성미를 드러내기도 했다. 엄청난 근육질 몸매는 아니었지만, 현역 육군 대위에 어울리는 탄탄한 몸매였다. “대본에 노출신이 있으면 배우는 책임져야 한다”고 앞서 뉴시스에 말한 정해인이 이 장면을 위해 철저히 몸을 만들었음을 짐작하게 장면이었다.
정해인은 지난 11월23일 자신의 첫 영화 주연작인 ‘역모-반란의 시대’(감독 김홍선)에서 ‘이인좌’(김지훈)가 이끄는 반란군에 홀로 맞선 조선제일검 ‘김호’로 나와 감춰뒀던 상남자 매력을 뿜어내기도 했다.
김호와 ‘도깨비’의 태희와 ‘당잠사’의 우탁의 중간 지점이 이번 캐릭터 유 대위라 할 수 있다.
정해인은 앞서 지난달 뉴시스에 “(‘슬기로운 감빵생활’)캐스팅 당시 감독님이 캐릭터에 관해 함구하라고 신신당부하셨다”고 귀띔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제6화에서 tvN 타깃 2049 시청률 평균 4.2%, 최고 5.2%를 기록, 지상파를 포함한 전 채널에서 3주 연속 동 시간대 1위에 등극했다.
다만 교도소를 배경으로 남성 수형자들의 이야기를 그려 여성보다 남성 시청자에게 호응이 높을 수밖에 없는 것이 약점이다.
이를 일거에 반전하는 ‘히든카드’가 정해인이라 볼 수 있다. 반전 캐릭터인 것과 히든카드인 것, 두 가지가 유 대위 캐릭터를 봉인했던 제작진의 속내였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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