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화성-15형은 '신형'…1단체는 러 엔진 모방한 듯

기사등록 2017/12/01 04:00:00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2017.11.30.(출처=조선중앙TV)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2017.11.30.(출처=조선중앙TV)  [email protected]
화성-15형, 길이 2m 직경 10~20㎝ 길어진 듯
 1단엔진, 옛 러시아 RD-250 개량형 가능성도
 보조엔진 없는 대신 노즐 움직여 방향 제어
 2단엔진, 화성-14보다 더 커졌을 것으로 보여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북한이 29일 발사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신형’ 화성-15형의 1단 엔진은 옛 러시아 엔진을 모방한 것으로 분석된다.

 군·항공 전문가들은 북한이 30일 공개한 화성-15형 사진을 분석한 결과, 1단 엔진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RD-250 트윈(쌍둥이) 엔진이거나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날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1단 엔진의 노즐이 2개인 것으로 추정된다. 기존 화성-14형의 경우 노즐 1개와 4개의 보조엔진으로 구성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이에 대해 장영근 항공대학교 교수는 "1단 엔진을 완전 개량한 것으로 보인다"며 "1단 엔진은 노즐과 연소실이 2개인 러시아 RD-250 트윈 엔진일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기존 백두산 엔진은 이것을 반으로 잘라 싱글엔진으로 만든 것"이라며 "싱글엔진의 경우 80tf(톤포스·80t의 무게를 올릴 수 있는 힘)를 내는 트윈엔진의 반 정도밖에 성능이 나오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군·항공 전문가들은 북한이 30일 공개한 화성-15형 사진을 분석한 결과, 1단 엔진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RD-250 트윈(쌍둥이)엔진이거나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017.11.30. (사진=노동신문 캡쳐)ksj87@newsis.com
【서울=뉴시스】김성진 기자 = 군·항공 전문가들은 북한이 30일 공개한 화성-15형 사진을 분석한 결과, 1단 엔진은 북한이 우크라이나에서 사들인 것으로 알려진 RD-250 트윈(쌍둥이)엔진이거나 개량형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017.11.30. (사진=노동신문 캡쳐)[email protected]
   백두산 엔진은 지난 7월 ICBM급 화성-14형에 장착한 엔진으로 추력은 45~46tf로 추정된다. 이 값은 싱글엔진 1개가 내는 40tf에 백두산 엔진에 달린 4개 보조(버니어) 엔진의 추력을 약 1.5tf로 추정해 계산한 값이다.

  권용수 전 국방대학교 교수도 "지난해 9월 시험했던 80tf의 추력을 가진 정지위성운반용 로켓 엔진을 사용한 것 같다"며 "러시아제 RD-250 엔진을 가지고 독자 생산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KODEF) 선임분석관도 "1단 엔진은 백두산 엔진 2개를 클러스팅(결합)한 형태"라며 "러시아제 엔진을 개량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화성-15형 1단 엔진에 보조엔진이 없는 점을 지목했다. ICBM급 화성-14형은 1단 엔진에 보조엔진의 추력을 이용해 방향을 제어했다.

  이에 대해 장 교수는 "미사일은 방향을 제어하지 않으면 운영이 되지 않는데 1단체에는 보조엔진이 없었다"며 "한 가지 가능성이 있다면, 현재로서 생각할 수 있는 방법은 노즐을 좌우로 움직여 균형을 잡는 방법(gimbaled system)을 사용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 교수도 보조엔진이 없는 것과 관련해 "메인 노즐 자체가 움직여서 방향을 제어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또 엔진 2개를 결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며, 미사일의 1단 직경이 기존 화성-14형보다 10~20㎝도 큰 2m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문가들은 1단 동체와 2단 동체의 직경이 같은 점도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화성-14형의 경우, 2단 동체 직경이 1단 동체보다 작다는 것을 미뤄봤을 때 이번 화성-15형의 2단 엔진은 화성-14형보다 더 클 것으로 추정했다.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2017.11.30.(출처=조선중앙TV)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2017.11.30.(출처=조선중앙TV)  [email protected]
   장 교수는 이에 대해 "직경이 크다는 것은 추진력 더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사거리 성능은 좋아졌을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공간이 커서) 추진제를 많이 공급할수록 사거리는 늘어난다"며 "2단 엔진도 개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 선임분석관은 "지금으로서는 2단 추진체가 고체인지 액체인지는 알 수 없다"며 "1단 동체와 2단 동체의 직경이 같은 것으로 봐서는 더 큰 엔진을 사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1단을 (80tf로) 했다면 2단은 거의 비슷할 것 같다"며 "화성-14형과 거의 비슷하지만 고체 연료를 사용한 2단 엔진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추력은 15~20tf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탄두부가 화성-14형보다 둥근 형태로 만들어진 것에 대해서는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다탄두를 염두에 둔 개발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권 교수는 "(화성-14형처럼) 뾰족하면 내려올 때 속도가 더 빨라지고 열이 더 많이 난다"며 "멀리 가면서 열을 최대한 덜 받게 하기 위해서 둥근 형태로 제작한 것 같다"며 "속도가 줄면 열에 대한 에너지를 덜 받는다"고 분석했다.

  이어 "ICBM의 기본목표는 다탄두"라며 "공간을 키워서 다탄두 형태로 발전을 시킬 수 있는 여지를 둔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9일 새벽 평양인근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현장을 찾아 참관했다고 밝혔다. 2017.11.30.(출처=조선중앙TV)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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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 교수는 "직경이 2m인 크기에서 줄어들려면 2단이 화성-14형처럼 1.3~4m는 돼야 하는데 1단 동체와 2단 동체가 크기가 같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중간에 잘라서 둥근 형태가 된 것으로 본다"며 "이론적으로는 다탄두가 가능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기술을 갖췄을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또 이날 화성-15형과 함께 공개된 신형 이동식 발사차량(TEL)이 9축인 것으로 미뤄봤을 때, 화성-15형은 8축 차량에 운반했던 화성-14형에 비해 길이가 2m 정도 길어지고 연료실이 커지면서 사거리도 함께 늘어났을 것으로 내봤다. 연료실이 커졌기 때문에 더 많은 추진체를 사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현재 단계에서 화성-15형은 '신형'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합참은 전날 북한의 정부성명 발표가 있기 전, 북한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해 화성-14형 계열로 추정한다고 밝혔었다. 북한은 같은 날 낮 12시30분께 조선중앙TV 중대보도를 통해 자신들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화성-15형이라고 보도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공개한 화성-15형에 대한 현재 단계 평가는 초기 분석(수준)"이라며 "초기 분석을 통해 확인된 내용을 보면 외형상 탄두의 모습, 1단과 2단 연결부분, 전반적인 크기 등에서 이전에 공개한 화성-14형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그러나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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