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 커지는 연기금]노동이사제 확대 꿈틀…"시기상조"vs"탄력 받을 것"

기사등록 2017/11/21 17:13:48


"노조 경영참여에 부정적 시선 여전해 부정적"
"근로자 권리 확대하려는 것이 새 정부 기조"

【서울=뉴시스】위용성 기자 = KB금융그룹의 금융권 첫 노동이사제 도입 시도는 물거품으로 돌아갔지만 최대주주 국민연금이 찬성표를 던지면서 향후 노동이사제 도입 확산에도 적잖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외국인 주주 등의 반대 목소리가 커 여전히 '시기상조'라는 부정적 시각이 높은 가운데 국내 상장사 대부분에 지분을 확보하고 있는 연기금이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을 계기로 노동이사제 도입도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그간 노동이사제는 부당 인사나 독단적 경영 등을 감시하고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주장에도 불구, 여전히 주주이익에 반하는 의사결정이나 의사결정 지연 등 경영 비효율성을 우려하는 입장이 커 실제 도입은 지지부진하다.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는 이들 역시 금융권을 비롯한 많은 기업에 국민연금이 지분을 가지고 있음에도 외국인 주주들을 설득하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외국인 주주들은 노동이사제를 두고 여전히 주주이익에 반하는 의사결정이나 의사결정 지연 등 경영 비효율성을 우려하는 인식이 크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외국인 주주의 경우 경영에 (노조 등) 다양한 이해를 반영하는 것에 결코 동의하지 않는다"며 "투자 수익성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사회적 고려를 하라는 요구 자체를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국민연금이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도 다른 주주들을 동참시키지 못하면 기존의 흐름을 바꾸긴 어렵다"고 전망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KB금융의 사례를 봐도 임금 인상 등 수많은 노사 충돌이 벌어질 때마다 노조 추천 사외이사가 노조의 이익을 대변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외국인 주주를 중심으로 파급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대로 긍정적 전망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새 정부 기조가 이전 정부와 달라진 점은 노동이사제에 힘을 싣는다. 또 현재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 일부가 노동이사를 두고 있어 공기업 등을 중심으로 향후 도입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않다.

임효창 서울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이번 정부가 아무래도 근로 조건의 개선이나 최저임금, 근로자들의 양극화 해소 등에 대해 강조하는 만큼 같은 맥락에서 과거보다는 확산될 가능성이 많다고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임 교수는 이어 "서울시 산하 공공기관에서 시행하고 있는 것이 일종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며 "서울시에서 이미 노동이사제에 대해 한 2년 정도 논의를 많이 해왔기 때문에 시행착오라든지 부작용에 대해서는 잘 모니터링해서 개선해 나가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 20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KB국민은행 지부(KB노조)는 KB금융 임시 주주총회의 주주제안 안건으로 올린 하승수 변호사의 사외이사 선임의 건은 출석 주식수 대비 찬성률이 17.73%에 그치면서 부결됐다.

KB노조는 이에 대해 "비록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그들(사측)만의 부당거래에 철퇴를 내기 위한 금융노동자들의 투쟁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자들이 회사의 중요한 이해당사자이자 생산의 주체로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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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커지는 연기금]노동이사제 확대 꿈틀…"시기상조"vs"탄력 받을 것"

기사등록 2017/11/21 17:13:4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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