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발언에 '격추권' 응수 北 향후 움직임은?

기사등록 2017/09/27 07:14:00

【서울=뉴시스】조선중앙TV가 22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21일 국무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응수했다.   김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미치광이 나발"이라며 "선거 당시 트럼프를 두고 '정치문외한', '정치이단아'라고 조롱하던 말을 상기하게 된다"고 깎아내렸다. 2017.09.22. (사진=조선중앙TV 캡처)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조선중앙TV가 22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성명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한 방어 차원에서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도 있다"고 발언하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은 21일 국무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불로 다스릴 것"이라고 응수했다.   김 위원장은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역대 그 어느 미국 대통령에게서도 들어볼 수 없었던 전대미문의 미치광이 나발"이라며 "선거 당시 트럼프를 두고 '정치문외한', '정치이단아'라고 조롱하던 말을 상기하게 된다"고 깎아내렸다. 2017.09.22. (사진=조선중앙TV 캡처)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지훈 기자 = 북한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오래 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발언을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미국 전략폭격기에 대한 격추권까지 주장하면서 향후 움직임에 국제사회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에 머물던 북한 리용호 외무상은 지난 25일(현지시간) 출국에 앞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트럼프는 지난 주말 또다시 우리 지도부에 대해 오래가지 못하게 할 것이라는 것을 동원함으로써 끝내 선전포고를 했다"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리 외무상은 그러면서 "미국이 선전포고한 이상 미국 전략 폭격기들이 영공해선을 넘어서지 않는다고 해도 임의의 시각에 쏘아 떨굴 권리를 포함, 모든 자위적 대응 권리를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오키나와 미군 기지에서 발진한 F-15C 전투기의 호위를 받으며 동해상 비무장지대 최북단까지 비행한 것까지 염두에 둔 발언으로, 향후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반도에 전개될 경우 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북한이 향후 한반도로 전개한 미국의 전략자산이 영·공해를 침범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군사적 대응을 강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다. 해석의 여지는 있지만 행동이 수반되지 않은 발언을 '선전포고'로 규정하는 것 자체가 자의적이어서, 북한이 역풍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리용호의 이번 발언은 트럼프에 대한 북한의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며 "유엔 무대에서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켜 발언의 파장을 극대화하고, 나아가 이를 통해 미국을 역으로 압박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욕(미국)=AP/뉴시스】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 오전(현지시각) 숙소인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세계는 미국이 먼저 선전포고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7.09.26. photo@newsis.com
【뉴욕(미국)=AP/뉴시스】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25일 오전(현지시각) 숙소인 뉴욕 밀레니엄힐튼 유엔플라자 호텔에서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기자회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을 선전포고로 규정하고 “세계는 미국이 먼저 선전포고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2017.09.26. [email protected]
김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은 자신들에게 군사적 대응 권리가 있다는 주장인데, 이는 북한이 던질 수 있는 최대치의 말폭탄"이라며 "당장 군사적 행동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미국에 대한 경고 차원의 발언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렇지만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 성명에서 '초강경 대응조치'를 예고하고, 리 외무상이 '태평양 수소탄 시험'을 언급한 만큼 핵 무력 완성을 선언하기 위한 차원의 무력 도발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은 그동안 예고했던 것을 행동으로 옮긴 경우가 많았다"며 "앞으로 1~2차례 정도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을 통해 핵보유국으로서의 기술적 완성을 선언하고, 이후 대미(對美) 대화 국면을 주도해나가기 위해 '핵 활동 중단' 등의 카드를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아울러 "북한이 핵보유국을 기정사실로 해버리면 우리 정부는 엄청난 부담을 떠안게 될 것"이라며 "상호 불신에 따른 현재의 대치 국면을 해소하기 위해 북미 간의 조건 없는 대화나 남북미 3자 물밑접촉 등 여러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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