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리 5·6호기 법적 논란 의식···위원회 통해 에너지 정책 조율
【세종=뉴시스】박상영 기자 =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정책 명문화와 함께 국가에너지위원회 설치를 추진하는 것은 탈원전 에너지 정책을 체계적으로 신속하게 진행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놓고 시민배심원단에 결정을 맡기면서 제기된 법적 논란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2일 관계 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에너지위원회 설치를 추진 중이다. 친환경적이고 안전한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해 범정부적으로 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 에너지 위원회를 확대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국가에너지위원회는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운영된 바 있다. 당시 위원회는 에너지정책 수립·시행 과정에서 각계각층의 참여를 통해 열린 에너지정책을 구현한다는 목표로 출범했다.
국가 에너지정책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위원회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9% 달성 등 '에너지비전 2030' 마련은 물론, 에너지 기본권을 담은 에너지 복지 확충 방안도 내놨다.
당시 위원회 산하에는 에너지정책과 기술기반, 자원개발, 갈등조정 등 4개 분야별 전문위원회를 두어 시민·환경단체 등과 충분한 논의를 거치는 등 사회적 공론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정부가 국가에너지위원회 부활 카드를 꺼내 든 것도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중단 없이 추진하기 위해서는 확실한 추진 동력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에너지 기본법에 '원전과 화석연료 사용비중의 단계적 축소',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적 에너지의 개발·보급 확대', '에너지신산업 육성' 등을 원칙으로 내세운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한수원 노조와 원자력공학과 교수들은 지난 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공론화위원회 활동중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정부가 에너지위원회의 심의 없이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법적 절차를 어겼다고 주장했다. 에너지법에는 정부가 주요 에너지정책 및 에너지 관련 계획을 심의하기 위해 에너지위원회를 두도록 규정됐다.
국가에너지위원회 신설과 별도로 정부와 여당은 탈원전 정책으로 전기요금의 급격한 인상은 없을 것으로 연일 여론전을 펴고 있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탈원전 에너지 전환에 따라 줄어드는 원전을 신재생에너지나 LNG 발전으로 대체하게 되면 전기요금이 인상될 여지는 있다"면서도 "전기요금을 인하할 요인도 크기 때문에 전기요금을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라고 했다.
산업부도 당정 협의 자료를 통해 사회적 비용을 고려하면 원전은 더 이상 값싼 원료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향후 우리 여건을 고려해 사회적 비용을 반영한 발전원가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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