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병국 전 바른정당 대표가 '나는 반성한다'를 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 이후 궤멸 상태에 빠진 보수 정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원점으로 돌아가 개혁하고 변화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 책이다.
이 책이 제시하는 보수 개혁의 출발점은 바로 보수 정치인의 반성이다. 보수 정당과 정치인이 보수의 메시지를 왜곡하고 훼손한 과오를 반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 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라는 가치를 수호하려는 보수 정치의 메시지 자체는 틀리지 않았지만,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 메신저로서의 정당과 정치인이 오염되었기 때문에 보수가 위기에 내몰렸다. 결국, 보수 정당과 정치인이 변하지 않으면 보수 정치는 달라질 수 없다. 저자가 이 책을 참회록이라 표현하는 이유다.
동시에 이 책은 보수가 앞장서야 할 개혁의 지점을 구체적으로 지목하고 있는 보수 개혁의 제안서이기도 하다. 헌법·안보·교육·리더십 개혁을 통해 보수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
"불안한 미래에 목표도, 꿈도 없는 청년들은 어른들이, 사회가 제시하는 기준을 향해 달려간다. 30만 명이 넘는 공시생이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는데, 합격자는 3%에 불과하다. 나머지 97%는 어떻게 하란 말인가. 어차피 합격자의 수는 정해져 있고, 탈락자는 나올 수밖에 없다. 기성세대는 가능성이 낮은 좁은 문으로 청년들을 밀어 넣고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않아서 안 됐다는 자괴감만 심어 주고 있는 것은 아닐까."(107~108쪽)
"개혁 보수는 기득권을 내려놓는다는 선언만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당연시해 왔던 관행을 다시 살펴보고 개선안을 내놓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변화의 진정성이 국민의 마음에 닿을 때까지 멈추지 않고 행동해야 한다."(177쪽)
저자는 "이 책은 자유 민주주의의 원칙을 잃어버리고 기득권에 안주하는 데에 급급했던 보수 정치의 반성문"이라며 "30년을 보수 정치인으로 살아온 정병국의 자아비판이자 참회록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동시에 나는 이 책이 보수의 가치와 메시지를 왜곡하는 오염된 메신저를 바로잡고, 변화와 혁신의 길을 제시하는 교본이 되기를 소망한다. 보수가 변화하고, 젊고 합리적인 세력이 보수의 주류가 되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면, 보수와 진보가 상식적인 논쟁을 하고 합의를 도출해 내는 협치의 새 정치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믿는다. 인물 중심의 패거리 정치가 아닌 철학과 정책을 놓고 경쟁하는 새 정치가 먼 나라 얘기만은 아닐 것이다." 185쪽, 스리체어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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