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쿠팡의 위기, 왜 여기까지 왔나···"김범석 대표 경영방식 한계?"

기사등록 2017/06/03 06:00:00

최종수정 2017/06/07 20:27:23


외국인 고위 임원과 한국인 평직원들에 대한 처우 차별에 대한 불만 폭발
"김 대표는 미국인, 과한 연봉에 언행 불일치" "쿠팡은 美기업" 주장 이어져

【서울=뉴시스】김종민 기자 = 국내 대표 이커머스 기업 쿠팡이 배송직원 '쿠팡맨' 부당 해고 논란에 이어 본사 사무 직원들의 임금 체불로 인한 진정사태까지 벌어지면서 또다시'위기설'에 휩싸이고 있다.

이번 사태는 그동안 쿠팡을 바라보는 우려섞인 외부 시선에 이어 급기야는 내부로 부터의 파열음이 본격화됐다는 점에서 '김범석식 경영 시스템'에 이상신호가 본격화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3일 구팡 및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최근 쿠팡직원들은 사측의 임금 체불과 관련, 고용노동부 서울동부지청에 진성서를 제출했다. 웬만한 대기업을 상회하는 연봉을 받는 본사 정규직 직원들이 본봉이 아니라 임금인상에 따른 소급분을 제때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진정이다.  뒤늦게 쿠팡 측은 문제가 커지자 지난 2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오는 9일까지 체불 임금을 지급하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최근 쿠팡맨 사태가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 방침과 맞물려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본사 정규직원들의 임금 수십억원도 체불됐다는 사실이 드러나자 쿠팡의 위기설이 단순한 차원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전·현직 쿠팡 관계자들은 "김범석 대표의 경영방식이 서서히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 관계자는 "본사 직원들은 외부에서 들리는 '쿠팡의 위기설'에 대해 동요되고 있지만, 김 대표와 경영진들은 납득할만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전혀 문제 없다'고 일축하고 있다"면서 "그런데도 임금을 체불하고 있으니 경영진에 대한 신뢰가 깨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수십억 이상의 고액 연봉, 스톡옵션, 아파트까지 제공하며 외국인 임원들은 스카웃하고, 보증금 1000억에 연간 임대료가 150억원이 드는 신사옥으로 이전하면서도, 정작 한국인 근로자에 대한 처우의 결과가 '임금 체불'로 나타나니 인내심이 바닥이 난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관계자는 "쿠팡은 한국 기업이 아니라 미국 기업이다. 김 대표도 한국인이 아니라 미국 시민권자이며, 고위 임원들의 80% 이상이 외국인"이라며 "한국 직원들은 외국계 기업에 다니고 있는 것이라 보면된다. 쿠팡의 한국인 직원들은 스스로를 '외노자(외국인노동자)'라고 부르기도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쿠팡의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모회사(지배기업)는 미국에서 세금, 주권행사 등 가장 경영자들에게 유리한 델라웨어에 위치해 있는 Coupang, LLC로 지난해 Forward Ventures LLC에서 사명을 바꿨다. 최근 사무실 이전을 통해 잠실에 본사를 둔 우리가 알고 있는 쿠팡은 이 회사의 자회사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의 인물란을 살펴보면 김 대표의 프로필은 미국 이름 'Bom Kim'으로 검색되며, 주거지는 서울이나 국적은 미국인으로 되어있다. 김 대표의 아내도 대만계 미국인 '낸시 추(Nancy Chu)'로 하버드대 학부와 로스쿨을 졸업했다.

김대표의 아내 추씨가 인맥기반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링크드인(Linkedin)'에 올린 프로필에 따르면 그녀는 미국 최고의 로펌 '데비보이스앤드플림턴(Debevoise & Plimpton)'에서 4년 넘게 근무했고, '웨일 고샬 앤 맹거스(Weil Gotshal & Manges LLP)' 로펌 홍콩 사무소에서 2013년 말까지 재직했다. 이후엔 한국에서 육아에 전념하다 최근 미국계 로펌 '커빙턴 앤드 버링(Covington & Burling LLP)'에 입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관계자는 김 대표의 과도한 수입에 대해서도 불만을 제기했다.

그는 "3년 전까지만 해도 김범석 대표의 연봉은 20만달러 수준이었는데, 지난 2015년 소프트뱅크의 1억달러 투자 전후로 자신의 연봉을 50만달러로 올린 것으로 알고있다"면서 "직원들에겐 스타트업 정신을 강조하면서 본인은 언행일치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50만달러(약5억6000만원)의 연봉은 대기업 대표에 비할 것은 안되지만, 통상적으로 스타트업 창업자는 임금보다는 상장이나 지분 매각 등 주식 가치 제고에 관심을 가지는 것에 비해 이례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또 다른 관계자는 "김 대표의 연봉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는 이미 구주 매각과 신주 발행 과정을 통해 자신의 지분을 상당부분 현금화 했다. 이미 상당한 부를 축적했을 것"이라면서 "쿠팡 초창기 멤버들도 김 대표와 결별하면서 이미 '캐쉬 아웃(cash out·현금 환금)' 다 했다. 이런 사정을 아는 쿠팡 직원들 사이에선 김 대표가 지속가능한 사업에 대한 진정성을 갖고 있는지 회의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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