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 "전체주의·민족주의 맞서 투쟁하자"…하버드대 졸업식 연설

기사등록 2017/05/26 07:34:53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33)가 25일(현지시간) 모교인 하버드대 졸업식 축사를 통해 “우리 시대의 투쟁은 전체주의와 민족주의 세력을 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저커버그 CEO는 이날 비가 내리는 가운데 열린 하버드대 졸업식에서 행사장을 가득 메운 학생들과 학부형들을 상대로 “자유 무역과 이민을 지지하는 이들과, 그것을 둔화시키려는 이들 간에 진행되는 '아이디어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이는 국가간의 전쟁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저커버그의 이러한 발언은 특정 국가 출신의 무슬림 입국을 막는 행정명령을 발동하거나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세워 자유로운 인적 교류의 흐름을 차단한다는 공약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민족주의를 정면 겨냥한 것으로 풀이됐다.

 저커버그는 이어 대학을 중퇴하고도 페이스북을 창업해 거부의 반열에 오른 자신의 사례를 언급하며 기회의 땅 미국에 생긴 '균열'을 지적했다. 그는 우리의 시스템에는 뭔가 이상이 생겼다”면서 “나는 이곳을 떠나 10년 만에 수십억 달러를 벌었지만, 학생들은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것은 고사하고 대출금조차 갚을 여유가 없다”고 비판했다.

 저커버그는 아울러 이러한 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해법으로 ▲부의 재분배 ▲지속적인 재교육 ▲형사사법제도 개혁 등을 꼽았다. 그는 “모든 이들을 상대로 목표(purpose)를 추구할 자유를 주는 것은 결코 공짜가 아니다”라며 “나 같은 사람들이 그 비용을 대야한다. 또 당신은 제대로 할 수 있고,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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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해서도 각을 세웠다. 대학 진학이 힘겨운 불법이민자 출신의 고등학생들을 언급하며 “어떤 미래가 기다리는 지 알지 못하는 고등학교 학생들이 세상을 전진시키는 데 한 몫을 할 수 있다면,  우리들이 제 몫을 한 세상에 우리는 그 공을 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FT는 저커버그가 이날 연설에서 보편적인 기본소득, 부담가능한 어린이 건강보험을 비롯해 진보적 색채가 뚜렷한 정책을 언급한 사실을 지적하며 “이날 연설이 그가 정치적 야심을 품고 있다는 의혹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이러한 야심에는 대통령직도 포함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저커버그는 12년 전 하버드대를 중퇴했다. 저커버그는 이날 졸업연설을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내일의 졸업연설에서 나는 내가 우리 세대에서 무엇을 배웠는지, 그리고 세계는 우리가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고 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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