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드플레이 "분리된 세상, 공연하면서 하나됨을 경험해요"

기사등록 2017/04/15 19:08:14

【서울=뉴시스】내년 첫 내한공연을 앞둔 '콜드플레이'는 섬세한 감성으로 빚어낸 수려한 멜로디가 일품이다. 브릿 팝과 아레나 록, 일렉트로닉 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음악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공연장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해외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이틀 연속 단독공연을 연다.
【서울=뉴시스】내년 첫 내한공연을 앞둔 '콜드플레이'는 섬세한 감성으로 빚어낸 수려한 멜로디가 일품이다. 브릿 팝과 아레나 록, 일렉트로닉 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음악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 공연장인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해외 아티스트로는 처음으로 이틀 연속 단독공연을 연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요즘 미디어를 보면 분리가 되는 느낌이 들어요. 사람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서로 갈등을 이야기하는데 우리는 세계 각지에서 공연을 하면서 반대(하나됨)를 경험하죠."

 현존 세계 최고의 밴드로 통하는 영국의 '콜드플레이'가 15일 오후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결성 19년 만의 첫 내한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2 콜드플레이(COLDPLAY)'를 펼친다.

 프런트맨인 보컬 크리스 마틴은 첫 내한공연 직전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세계를 어디를 가도 비슷하구나, 사람들이 모여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모든 사람을 하나로 만드는 데는 음악의 지분이 크지만 콜드플레이 공연의 특기할 만한 점인 '자일로 밴드'도 한몫한다. LED 발광 팔찌로, 모든 관객이 이 팔찌를 착용하는데 곡마다 시시각각 다양한 빛깔을 내며 또 하나의 진풍경을 만든다.

 마틴은 "무대에서 공연도 하지만 관객들이 하나가 되는 기술을 추구하고 있어요. 자일로 밴드를 봐도 진정으로 하나가 되는 공연을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합니다"며 "15년 전에는 기술적인 제약과 어려운 상황이 있었을 텐데 지금은 가능하다"고 했다.

 특히 "이번 투어는 완성하기에 너무 오래 걸린 공연"이라며 "우리가 19세 때는 이런 공연을 할 거라고는 상상도 할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U2, 롤링스톤스, 마돈나와 함께 내한공연을 펼친 적이 없는 '대형 빅4'로 통했다. 이들의 내한공연 소식이 알려진 지난해 11월 티켓 예매에서 4만5000석이 수분만에 팔려나갔다.

 이에 따라 이튿날인 16일 같은 장소에서 한 차례 더 공연을 추가했고 이 역시 작년 12월 예매에서 수분 만에 팔려나갔다. 예매를 위한 티켓사이트 동시접속자수는 무려 90만명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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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세계 최고의 록밴드 중 하나로 통하는 영국의 '콜드플레이'가 한국에서 펼쳐지는 첫 내한공연 4만5000석을 수분 안에 매진시켰다.
 내한이 왜 이렇게 늦었냐는 물음에 버클랝드는 "20년간 연습하고 오느냐 늦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번 내한은 2015년 발매한 정규 7집 '어 헤드 풀 오브 드림스(A Head Full Of Dreams)'의 하나로, 지난해부터 시작됐고 현재 아시아 투어 중이다. 지난 11~12일 대만 콘서트를 끝내고 13일 입국했다.

 자신들의 대표곡 '파라다이스' 뮤직비디오에 나온 코끼리탈을 쓰고 자신을 마중나온 한국 팬들의 모습을 촬영해 트위터에 인스타그램에 올리며 내한 사실을 알렸다.

 콜드플레이는 마틴(보컬·피아노)을 비롯해 조니 버클랜드(기타), 가이 베리맨(베이스), 윌 챔피언(드럼)으로 구성됐다. 1998년 런던에서 결성된 4인조다.  

 2000년 선보인 데뷔 앨범 '패러슈츠(Parachutes)'를 비롯해 지금까지 발표한 정규 7집 모두 호평 받았다. 섬세한 감성으로 빚어낸 수려한 멜로디가 일품이다.

 수상 실적 역시 화려하다. 그래미 어워드와 브릿 어워즈를 비롯해 세계 주요 음악 시상식에서 200회 이상 후보에 올라, 그 중 60회 이상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2009년 그래미 어워즈에서 '올해의 노래', '최우수 팝 보컬 퍼포먼스', '최우수 록 앨범' 등을 차지하며 3관왕에 오르는 등 지금까지 총 7차례 그래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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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콜드플레이, 영국 록밴드(사진=현대카드)
 특히 매번 음악을 만들 때마다 완벽성을 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마틴은 "무엇을 만들어내는 사람은 누구나 그런 듯하다"며 "관객을 만나기 위해서는 완벽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 결과물이 사랑을 못 받을 수 있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항상 최고를 추구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강조했다.  

 콜드플레이는 숱한 히트곡을 냈지만 가장 많이 거명 되는 곡 중 하나는 명반으로 통하는 3집 'X & Y'(2005) 수록곡 '픽스 유'다. 서정성이 짙은 이 곡은 마틴이 전 부인인 할리우드 영화배우 기네스 펠트로가 부친상으로 힘들어했을 당시 그녀를 위로하기 위해 쓴 곡이다.  

 마틴은 "공연 때 그 노래를 부를 때 마다 하늘을 봐요. 대부분 오후 10시쯤 되는데 수많은 별 중 하나에 꽂혀 그 별을 보면서 감사하는 마음으로 노래를 하게 되죠.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라고 말했다.  

 7집 수록곡 '칼레이도스코프(kaleidoscope)'의 노랫말은 페르시아 시인 루미의 시인데 인간을 '게스트 하우스'에 비유한다. 마틴은 이날 공연에서 어떤 모습의 게스트 하우스를 찾게 될까.  

 그는 "제게 찾아오는 모든 감정은 친구죠. 도움이 된다"며 "오늘은 흥분이라는 감정이 올 거 같아요. 공연장이 너무 좋고 이렇게 좋은 날씨는 오랜만이라 흥분할 거 같다"고 웃었다.

 한국에서 가장 주목하는 곡은 2008년 내놓은 정규 4집 '비바 라 비다 오어 데스 앤드 올 히스 프렌즈(Viva La Vida Or Death And All His Friends)' 수록곡인 '비바 라 비다(Viva la vida)'. 한 때 세상을 다스렸던 사람에 대한 이 노래는 최근 탄핵정국 중 광화문광장에서 울려퍼지며 한국에서 '탄핵 찬가'로 통하기도 했다.  

 윌 챔피언은 "힘이 있는 사람이 권좌에서 내려오는 혁명에 대한 노래"라며 "세계에서 불려지고 강력하게 사용되는 게 영광스럽죠. 노래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힘든 상황과 공포가 있어도 삶을 껴안고 나가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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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콜드플레이, 영국 록밴드(사진=현대카드)
 16일은 세월호 참사 3주기로 '픽스 유'와 콜드플레이 1집 '패러수트'(2000) 수록곡 '옐로' 등 위로의 곡들 콜드플레이 내한 전부터 지속적으로 회자돼왔다. 주최사인 현대카드 역시 당일이 한국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 알릴 계획이라고 사전에 전했었다.   

 난민 등을 돕는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코리아가 이번 콜드플레이 내한공연 현장에서 옥스팜 캠페인 '하나 되어 일어서다, 스탠드 애스 원'을 진행하는 등 콜드플레이는 세계의 소외된 곳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달 4일 필리핀 공연에서는 시리아 공습으로 희생당한 이들에 대한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챔피언은 "노래가 사람들 마음에 위안 된다는 것이 놀라운 일"이라며 "큰 슬픔이 있을 때 '픽스 유'는 상실을 노래하기 때문에 슬픔이 있는 사람들은 위로를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내일이 특별한 날(세월호 참사 3주기)이라 한국의 슬픔을 공감하면서 '픽스 유'를 연주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멤버들의 나이는 40대에 접어들었고, 밴드가 결성된 지는 벌써 20년이 지났다. 마틴은 "어릴 때 일은 기억나지 않기 때문에 멤버들과 함께 한 기간이 인생의 절반을 넘겼다"며 "밴드를 하면서 협동심을 배웠고 팀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대해 많은 걸 느끼고 있다"고 했다.  

 콜드플레이가 높게 평가 받는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계속 변화해왔다는 것이다. 브릿 팝과 아레나 록, 일렉트로닉 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음악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마틴은 "우리가 어떤 환경에 있느냐에 따라 앨범이 다르게 만들어진다"며 "영감을 얻기 위해 새로운 장소에 간다"고 했다. 마틴은 입국 날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2017 교향악 축제'의 하나로 펼쳐진 대구시향 공연을 관람했고, 강남역에 위치한 싸이의 글로벌히트곡 '강남스타일'을 기념하는 조형물 밑에서 말춤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이런 경험들로 인해 또 다른 영감을 받고, 이런 부분들이 다시 새로운 음악으로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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