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가족 품으로 꼭 돌아오길" 팽목항의 간절한 기도

기사등록 2017/03/22 14:41:51

【진도=뉴시스】정부가 세월호 시험인양에 착수한 22일 전남 진도 앞바다 세월호 인양현장에서 미수습자 가족이 인양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2017.03.22.(사진=안산시 제공)   photo@newsis.com
【진도=뉴시스】정부가 세월호 시험인양에 착수한 22일 전남 진도 앞바다 세월호 인양현장에서 미수습자 가족이 인양작업을 지켜보고 있다. 2017.03.22.(사진=안산시 제공)  [email protected]
【진도=뉴시스】배동민 기자 = "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 올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정부가 세월호 선체 시험 인양을 진행 중인 22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 방파제 등대 앞.

 노란 조끼를 입은 전남 강진의 모 중학교 학생 10여명이 노란색 종이로 접은 종이배를 바람에 나부끼는 노란 리본 사이사이에 걸었다.

 노란 종이배는 학생들이 세월호 희생자와 미수습자에게 쓴 편지였다.

 한 학생은 '더 좋은 세상을 만들어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빨리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 갈 수 있기를 빕니다'라고 기원했다.

 또 다른 학생은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세월호 안에 있는 미수습자 9명이 전부 다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항상 기도하겠습니다'라고 적었다.

 '2014년 4월16일 잊지 않고 기억하겠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날아가 버린 생명들을 꼭 기억하겠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드디어 탄핵됐습니다. 세월호와 같이 침몰해 버린 진실을 밝혀낼 길이 열렸습니다. 그들이 숨기려 한 하나 하나를, 진실을 밝혀내겠습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는 글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기억하려고, 잊지 말자고, 세월호 리본을 가방에 달아도 장식용이 되고 맙니다. 참 어리석습니다. 지켜주지 못해서 죄송해요'라며 세월호 참사를 망각하는 자신을 자책하는 글도 눈에 띄었다.

 학생들은 마음을 모아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과 미수습자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길 기원한 뒤 팽목항을 떠났다.

 등대 옆에서는 거센 바다 바람에 세월호 인양이 행여 무산될까 걱정하며 한숨을 내쉬는 노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associate_pic2
【진도=뉴시스】배동민 기자 = 세월호 선체 시험 인양이 진행되고 있는 22일 오전 전남 진도군 팽목항 방파제에 강진 한 중학교 학생이 편지를 써 접은 노란색 종이배가 걸려 있다. 2017.03.22.  [email protected]
 잠시 눈을 감고 기도를 하던 김용운(70)씨는 "세월호를 인양한다는 소식을 듣고 무안에서 혼자 왔다"며 "바람이 많이 불어 걱정된다. 세월호 희생자와 미수습자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반드시 인양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영광에서 친구들과 함께 팽목항을 처음 찾은 지종원(70)씨도 "인양 소식을 듣고 왔다. 지금까지도 가족들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해 안타깝다. 꼭 인양을 해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팽목항 분향소에도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날 오후 2시께 30여명이 분향소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추모객들은 '용서를 구합니다. 부디 평안하시길 모두', ' 국민의 생명조차 지켜주지 못하는 이 나라의 어른으로 산다는 게 부끄럽고 미안합니다', '당신들의 흔적이 다 사라진다고 해도 우리들의 기억과 진실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잊지 않을게, 영원히 기억할게, 어른들이 미안하고 또 미안하다'며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를 잊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시간은 흘러흘러 이제는 모두 품에 들어와 다시는 떠나지 않도록', '오늘 꼭 인양돼 가족분들과 다시금 만나길 진심을 다해 기도합니다', '꼭 아홉 분의 미수습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도합니다', '오늘은 꼭 인양되기를 기도합니다'고 기원했다.

 세월호 시험 인양 모습을 보기 위해 미수습자 가족이 사고 해역으로 떠난 팽목항. 시민들이 가족들의 빈자리를 지키며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기원하고 있다.

 한편 해수부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시험 인양을 개시하고 결과가 나온 뒤 본인양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종합]"가족 품으로 꼭 돌아오길" 팽목항의 간절한 기도

기사등록 2017/03/22 14:41:51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

기사등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