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케어도 표류하는데…" 美 세제·규제 개혁 지연 우려 제기

기사등록 2017/03/22 11:18:35

【루이빌=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지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17.3.21.
【루이빌=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지지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2017.3.21.
【서울=뉴시스】박영환 기자 = '오바마 케어'를 대체할 건강보험법인 ‘트럼프 케어’가 표류하면서 미국 증시·채권 등 자본시장이 덩달아 비틀거리고 있다.  이 법안 처리를 놓고 공화당 하원 20여명이 항명하는 등 당내 내분 양상이 빚어지자 규제 혁파와 감세, 대형 인프라 투자를 골자로 한 경기 부양안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진 영향이 컸다.

 21일(현지시간)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37.85포인트(1.14%) 하락한 2만668.01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29.45포인트(1.24%) 내린 2344.0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7.70포인트(1.82%) 낮은 5,793.83에 장을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푸어스 500지수는 작년 11월9일 트럼프 대선 승리이후 랠리를 이어왔다. 대부분 상승세를 유지했고, 대선 이후 지난 109일간 1% 이상 떨어진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날 1.24%하락하며 이러한 기록도 종지부를 찍었다. 다우존스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올 들어 가장 큰 낙 폭을 기록했다.

 이날 증시 하락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중소형주(small-cap stocks), 금융주들의 낙폭이 상대적으로 더 컸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2000지수는 무려 2.7% 급락했다. 소형주들은 트럼프 행정부가 공언한 규제 완화, 감세를 비롯한 시장친화적 정책들의 대표적 수혜 업종으로 꼽히며 호조세를 보여왔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의 최대 수혜주로 꼽혀온 금융주가 흔들린 데는 미 국채금리 하락이 주효했다. 미 연준이 기준금리를 석달 간 2차례나 올렸지만, 국채 금리가 오히려 떨어지자 은행들의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겠느냐는 회의감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금융규제 완화 공약도 말만 무성하다는 평가가 고개를 들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국채 금리는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을 반영한다.  미 국채 금리는 트럼프호 출범 이후 대규모 인프라투자로 인플레 상승압력이 커지고, 경제성장속도가 빨라지며 빠른 속도로 상승할 것으로 점쳐져왔다. 하지만 국채 10년물은 이날 뉴욕 시장에서 전장 대비 0.04%포인트 하락한 연 2.42%로 후퇴했다. 3주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이 4%대 성장률을 언급한 점에 비춰볼 때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도 장기 국채금리가 하락한 것은 이례적이다. 트럼프호를 바라보는 시장의 불신이 어느때보다 커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 국채 10년물은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발표 하루전인 지난 14일만 해도 2.6%를 기록했다. 하지만 15일 2.51%로 급락한 데 이어 16일 2.53%, 17일 2.50%, 20일 2.47%, 21일 2.43% 등 연일 하락하고 있다.

 미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하고, 국채 금리도 뒷걸음질하는 데는 '트럼프 케어' 처리를 놓고 불거진 공화당 내분의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공화당 하원 보수파 의원  21명은 앞서 20일 모여 트럼프 케어 처리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고 공언했다. 국가가 시장에 과잉 개입하는 오바마 케어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 리지워스캐피털 매니지먼트의 자산배분 디렉터인 알란 게일은 “건강보험법 처리를 둘러싼 정치적 위험이 계속해서 높아지며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압력을 높이고 있다”면서 “시한이 다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게일 디렉터는 “그들은 건강보험법 처리에 주력하느라 정착 세제 개혁에는 손을 놓고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사인 SSGA(State Street Global Advisors)의 마이클 애런 스트래터지스트도 “연방준비제도는 통화긴축 기조로 돌아섰지만, 우리는 확장적 재정 정책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트럼프케어를 밀어붙이는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에서 알수 있듯이, 시장은 몇차레 충돌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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