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방송, 팟캐스트에도 출연하며 '얼굴 알리기'
'공약 검증'보다는 '이미지 정치' 주력…비판도 제기
【서울=뉴시스】전혜정 기자 =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야 대선 주자들의 TV 출연 횟수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전국의 유권자들을 향해 한번에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기에는 TV 출연만큼 효과적인 것도 없기 때문에 후보군이 앞다퉈 방송을 찾고 있다.
대선이 언제 치러질지 모르는 특수 상황임을 감안하면 이들 여야 후보군의 거듭된 TV 출연도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전처럼 상호토론회나 공약 설명회 등의 전형적인 대선 관련 방송이 아닌 토크쇼 등의 예능프로그램에 앞다퉈 출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여야 후보군이 '이미지 정치'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SBS의 경우도 현재 '대선주자 국민면접'을 방영하고 있다. 진중권 교수와 방송인 허지웅 씨 등 비정치인 패널이 각 대선주자들을 면접 하는 방식이다. 현재까지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이 시장이 출연했다.
JTBC '썰전'에는 문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각각 출연해 방송인 김구라 씨를 비롯한 패널들과 토론을 벌였다. 특히 문 전 대표가 출연한 편은 올해 썰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해 화제를 모았다.
JTBC '말하는대로'에는 이재명 성남시장과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게스트로 출연했다. 이밖에도 야권의 주자들은 2030세대들이 많이 청취하는 것으로 알려진 '팟캐스트'나 인터넷방송에도 틈틈이 짬을 내 출연하면서 인지도 상승에 열을 올리고 있다.
주자들이 예능프로그램 출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출연 한 번 만으로 여의도 정치권의 테두리에서 벗어나 보다 광범위하게 대중들과 비대면 접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예능이 현 정국과 관련한 무거운 이슈부터 개인사와 같은 가벼운 질문까지 다룬다는 점에서 인간적인 소탈한 면모를 뽐낼 수도 있다는 장점도 한 몫 한다.
일례로 '썰전' 유승민 편에서는 지난 총선 당시 미모로 화제를 모았던 유 의원의 딸 유담 씨가 다시 집중조명됐다. 이에 유 의원의 별명인 '국민 장인' 등이 온라인 인기검색어에 오르면서 유 의원은 약간의 인지도 상승 효과를 거뒀다.
이처럼 대선주자들이 예능 출연을 통한 호감도 상승을 기대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미지 메이킹'에만 주력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주자들이 공식 토론을 통한 공약 검증이 아닌 '이미지 정치'에만 몰두하면서 정작 정책을 비교할 무대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조기 대선임을 감안하면 공약을 개발하고 정책으로 경쟁할 시간도 부족한데, 모두 다 이미지 경쟁에만 나서는 세태가 씁쓸하기만 하다"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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