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노승일 "안종범, 검찰조사 대응문건 전달…전직원 이메일 삭제"

기사등록 2017/01/24 18:46:28

재단 임직원 조사내용 담긴 2페이지 문건 전달
 "'모르면 모른다', '기억 안난다' 모범 답안지"
 검찰조사 후 노승일-최순실 통화내용 공개
 "고영태가 정신 바짝 차리고 얘기 잘해야" 지시

【서울=뉴시스】강진아 나운채 기자 =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구속기소)씨 재판에서 K스포츠재단 노승일(41) 부장이 "검찰 조사 전 안종범 전 수석 측으로부터 대응문건을 받았다"고 증언했다.

 또 해당 문건의 상단에는 안 전 수석 측으로부터 지시를 받아 '전직원 이메일 삭제'라고 적혀 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7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노 부장은 지난해 10월 검찰 1회 조사 당시 "처음에 사실대로 진술하려 했지만 문건을 본 후 사실대로 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문건에는 '어제 관계자 조사상황'이라는 제목으로 '미르 이성한 관련 문제 집중 질문', '직원 선발 등 경위와 추천인 여부', '현재 조직체계', '비용 지출 관련 문제' 등이 적혀 있다.

 또 '다만 인선 문제에 전경련과의 진술 등이 다를 경우 법적 책임보다 정치적 화살로 여론 재판에 오를 수 있는 문제가 생겨 정치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 전망', '애매하거나 답변하기 곤란한 사항은 기억 못함, 잘 모름으로 답변해도 무방할 것'이라고 돼 있다.

 노 부장은 "안 전 수석 보좌관으로부터 김필승 이사가 2페이지 (분량의) 문건을 받았다"며 "문건에는 미르재단 직원들과 정동구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조사를 받은 내용이 간략히 나와 있다"고 말했다. 문건에는 '정동구, 사퇴하게 된 배경과 이유' 등이 기재돼 있다.

 이어 "대응문건이라고 해서 질문에 어떻게 대답하라며 '모르면 모른다', '기억 안난다'는 식으로 모범답안지가 있었다"며 "문건이 청와대에서 나왔기 때문에 사실대로 진술하면 또 청와대로 올라가겠구나 싶어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노 부장은 또 "문건 상단에 적힌 것은 김 이사가 안 전 수석 보좌관에게 '전직원 이메일 삭제' 내용을 듣고 적은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안 전 수석이 보좌관을 통해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 아닌가"라고 묻자, 노 부장은 "저희로선 상당한 압박이었다"며 "심리적 압박을 받아 재단 직원들도 사실대로 진술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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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찰은 이날 노 부장이 지난해 10월27일 검찰조사를 받은 이후 최씨와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 당시 공개된 내용이다.

 검찰은 "최씨는 JTBC가 태블릿PC를 공개해 앞으로의 상황을 걱정하면서 당시 정현식 사무총장과 더블루케이 조성민 대표가 인터뷰 및 검찰 진술을 한 데 질책하고 있다"며 "고영태씨 등이 검찰에서 허위진술을 해야 한다고 지시하며 모두 조작이고 태블릿PC를 훔친 것으로 몰아가라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통화에서 노 부장이 "조 대표는 최씨가 회의를 진행했다고 하고 정 총장은 롯데, SK 건 등을 최씨가 지시하고 안 전 수석에게 확인 전화가 왔다고 인터뷰했다"며 "정 총장은 검찰에 소환되면 최씨가 지시했다고 사실대로 얘기하겠다고 한다. 조 대표도 조만간 부를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자 최씨는 "정 총장이 얘기하는 것을 왜 못막았냐"고 반복하면서 "아휴 그럼 어떡해, 어쩜 좋아"라면서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노 부장에게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나는 인제 뭐...가서 한번 해보라고 얘기는 했지만 연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할 수가 있느냐고 그렇게 나가야지. 얘길 좀 짜보고...안 수석과 얘기한 건 말이 되느냐 이렇게..."라고 말했다.

 최씨는 또 "나랑 어떻게 알았냐고 하면 가방 납품하다가 알게됐다고 하지 말고 다른 걸 하려다가 돈을 못받았다고 하고 회사가 운영이 안돼서 다 튀었다고 해야 한다"며 "고(고영태)가 정신 바짝 차리고 얘길 잘해야 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태블릿을 더블루케이 사무실에 놔뒀잖아"며 "있을 수가 없고 말이 안 된다고 얘길 해야하는데 류(류상영)가 그걸 갖다놓고 그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 부장이 "정 총장 검찰 조사 내용이 나오면 또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자, 최씨는 "정리해서 다시 전화달라. 고를 좀 잘 저기 하라. 잘못하면 류 부장과 걔네들 좋은 일만 시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큰일났네. 고한테 정신 바짝 차리고 이게 완전히 조작품이고 이거를(태블릿PC) 훔쳐서 했단 걸로 몰아야 한다"며 "이것들이 지금 완전히 작전을 짰다. 쓰레기통에 갖다놓고...정신 바짝 차리라고 하고 나도 검찰 불려가서 구속될지 몰라. 일단은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할 의도는 없었다고 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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