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춘 "전경련 협찬…대통령이 K스포츠 설립했다 판단"

기사등록 2017/01/24 11:46:46

정동춘 K스포츠재단 전 이사장 증인신문
 "기업들이 이 정도 협찬, 대통령 권력 있어야 가능"
 "재단운영…최순실 지시, 안종범 확인"
 "대통령 뜻 최순실 통해 일부 전달"

【서울=뉴시스】강진아 나운채 기자 =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61·구속기소)씨 재판에서 정동춘 전 K스포츠재단 이사장이 "재단을 만든 것은 대통령이라고 판단했다"고 진술했다.

 2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58)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7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나온 정 전 이사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를 통해 기업들에게 이 정도의 협찬을 받으려면 대통령 정도의 권력이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이사장은 "당시 국정과제가 문화 융성, 한류 세계화라는 것이 공공연하게 알려졌고 전경련 소속 기업들로부터 기금 출연을 받아 만든 재단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기업에 돈을 걷고 한류 문화 융성을 사업 목적으로 내걸 것은 대통령뿐이라고 생각했다. 최씨 단독으로는 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일부 위임을 받아 재단 운영에 도움을 주고 특히 인사 문제에 많이 협력한 것으로 안다"며 "최씨와 안 전 수석이 함께 (인사권을) 진행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이 "안 전 수석은 실질적으로 재단 인사에 관여하지 않은 것이 아닌가"라고 묻자, 정 전 이사장은 "당시 정현식 사무총장과 김기천 감사를 해임할 때도 두 분이 한목소리로 제게 말했다"고 답했다.  

 정 전 이사장은 "재단의 중요의사 결정은 최씨 지시를 받고 안 전 수석에게 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일을 진행했고 그때마다 거의 일치했다"는 검찰 질문에도 "네"라고 말했다.

 정 전 이사장은 이어 "대통령이 자신의 뜻을 최씨를 통해 일부 전달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정과제에 문화융성이 있고 그 일환으로 스포츠재단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대통령의 요지가 재단운영에 반영되지 않았나 싶다"며 "최씨와 안 전 수석이 같이 재단 운영에 여러가지 자문을 했던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이사장은 최씨의 추천으로 선임된 직후 안 전 수석을 만났고, 다음날 이사회에서 이사장으로 선출됐다. 정 전 이사장은 "안 전 수석은 K스포츠재단이 국정기조방향인 문화융성 차원에서 만들어진만큼 VIP 관심이 많은 재단이라면서 K스포츠재단을 잘 운영해달라고 하지 않았는가"라는 검찰 물음에 "네"라고 답하기도 했다.

 또 최씨를 손님으로 처음 알았을 땐 '최 원장'이라고 불렀지만, 재단 이사장에 선임되면서 '최 회장'으로 부르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이사장은 "주변에서 다 회장님이라는 호칭을 쓰길래 저도 그렇게 써도 되냐고 여쭤보고 회장님이라고 불렀다"면서 "최씨가 편한대로 하라고 해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강요, 강요미수, 사기 미수 등의 혐의로 최씨를 재판에 넘겼다.

 최씨와 안 전 수석은 박 대통령과 공모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회원사인 대기업을 상대로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과정에서 총 774억원의 출연금을 강제로 내도록 했다는 혐의 등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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