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50만 명 희생의 군부 반공 대학살에 관해 최초 공개논의

기사등록 2016/04/18 22:41:11

최종수정 2016/12/28 16:55:56

【자카르타=AP/뉴시스】50년 전 인도네시아 군부에 의한 반공 대학살 사건을 피해자와 군부측이 처음으로 함께 모여 논의하는 자리가 18일 마련됐다. 이날 개회사를 한 루후트 판다이탄 정무장관(가운데)이 검찰총장(오른쪽) 및 법무장관과 나란히 앉아 청취하고 있다. 2016. 4. 18.    
【자카르타=AP/뉴시스】50년 전 인도네시아 군부에 의한 반공 대학살 사건을 피해자와 군부측이 처음으로 함께 모여 논의하는 자리가 18일 마련됐다. 이날 개회사를 한 루후트 판다이탄 정무장관(가운데)이 검찰총장(오른쪽) 및 법무장관과 나란히 앉아 청취하고 있다. 2016. 4. 18. 
【자카르타=AP/뉴시스】김재영 기자 = 인도네시아가 그간 논의를 금기시해온 1965년~1966년 반 공산주의 대학살 역사를 논하기 위해 18일 생존자들과 잔학행위 장본인인 군부의 관계자들이 함께 모이는 자리를 마련했다.

 역사학자들은 당시 인도네시아 군부와 우파 성향의 종교 단체들이 공산주의자 및 그 동조자들을 무자비하게 공격해 50만 명에 달하는 국민들을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반공 학살을 통해 장군 수하르토의 32년 독재 정권이 탄생했다.

 이번 양측 모임은 초유의 일이다. 이날 이 이틀간의 모임으로 공산주의가 다시 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시위대가 경찰이 심중한 경비를 서고 있는 회의장으로 몰려와 상존해 있는 사상 대립을 보여주었다. 

 퇴역 장군으로 이 회의를 준비해온 아구스 위조조 장군은 "인도네시아는 이 학살로 '둘로 찢겨졌다'"면서 진실과 화해의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자카르타 호텔에서 열린 논의 모임은 정부 고위 인사들의 지지를 받았으며 루후트 판다이탄 안보정무장관이 개회사를 했다. 검찰총장, 경찰총장 및 법무장관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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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AP/뉴시스】18일 자카르타 호텔 앞에서 무슬림 여성들이 '네오 공산주의 반대' 현수막을 들고 반공 대학살 공개 논의에 항의하는 시위에 나서고 있다. 군부와 우파 종교 조직이 인니 반공 대학살을 주도했다. 2016. 4. 18.
 대학살은 6명의 우파 장군들이 쿠데타를 모의하다 오히려 살해된 직후인 1965년 10월에 시작된다. 당시 무명의 소장이었던 수하르토는 권력 공백기에 세력을 결집한 뒤 장군들의 암살 혐의를 인도네시아 공산당으로 몰았다. 인니 공산당은 당원이 300만 명으로 소련과 중국 다음으로 막강한 조직이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수하르토 독재 정권이 무너진 1997년 이후에도 이 대학살의 진상은 잘 드러나지 않아 희생자 수가 극도로 축소된 채 사람들에게 알려져왔다. 공산당원의 후손들은 낙인이 찍혔으며 연좌제로 공직 진출이 막히는 등 수많은 차별을 감수해야 했다.

 민권 단체들은 오래 전부터 미국 정부에게 이 대학살과 관련된 외교 전문 등 모든 기밀 문서의 공개를 요구해왔다. 대학살 당시 미국 정부는 인도네시아를 소련과 중국의 영향력이 동남아에 미치는 것을 막는 보루로 여기고 군부의 잔학 행위를 묵인했다는 비난을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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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50만 명 희생의 군부 반공 대학살에 관해 최초 공개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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