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갑 "흥사단, 애국가 안창호 작사설 소설 쓰는가"…공개서한

기사등록 2013/06/19 11:20:04

최종수정 2016/12/28 07:38:02

【서울=뉴시스】김연갑 사단법인 한겨레아리랑연합회 상임이사 = 참으로 가긍(可矜)할 일이 벌어졌다.

 100주년 기념 '안창호 애국가 작사설 소설쓰기'가 자력으로 부족했는지, 흥사단은 권철현 전 주일대사·김삼웅 전 독립기념관장·이석연 전 법제처장·박만규 전북대 사학과 교수까지 끌어들여 안창호를 거짓말쟁이로 만들고 있다.

 지난해 8월22일 한국프레스센터 행사와 어제 18일 오후 2시 흥사단 강당 '애국가와 안창호, 당분간 나를 밝히지 마오!' 출판기념회는 흥사단의 존재를 의심케 할 정도로 무모한 작태이기 때문이다. 필자가 3차례에 걸쳐 지적한 것을 수정하거나 반론하지 못한 채 모르는 척 일반인 대상 단행본을 냈다. 그리고 출판기념회를 갖고 몇몇 축사자를 동원해 안창호설을 확립했다며 자축했다.

 필자는 1998년 '애국가 작사자 연구'를 펴내면서 안창호설 편 말미에 다음과 같이 썼다. "사실 후대에 와서 이 분들을 거론한다는 것은 결국 5인 중 4인은 거짓 작사자임을 밝혀내는 일이기에 결과적으로는 4인을 욕되게 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후대인으로서의 고충을 피력한 바 있다. 그런데 흥사단과 안창호의 명성을 참칭하는 몇몇 인사들은 기존의 연구 결과를 검토도 하지 않았을 뿐 아니라 기초적인 사료 비판의식도 없이 '확신' '자료신뢰' 등을 남발하며 안창호설을 소설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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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명하게 말한다. 흥사단과 언급한 4인에게 공개적으로 요청한다. 1주 안에 흥사단 대강강에서 공개 토론을 할 것을.

 흥사단의 '안창호 작사설 소설쓰기'가 얼마나 작위적이고 무모하며, 그래서 결과적으로 안창호 선생을 욕되게 하는 것임을 적시해 주고자 한다. 필자는 아리랑을 '민족의 노래'로, 애국가를 '역사의 노래'로 연구할 뿐이지 진영논리나 업적을 위해 매달리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만일 윤치호 자료와 논리를 넘어서는 자료와 논리가 나온다면 언제든 고인 안창호와 윤치호에게 욕되게 했음을 고하려 한다.

 단, 흥사단에 요청한다. 토론회에 나올 때 기존의 연구결과(재인용이 아닌 원텍스트 전체)를 확인하고, 1955년 당시 애국가 작사자 조사기간 49개 신문기사를 정독하고 오기를 바란다. 필자에게 생산적인 반론을 제기해 주기 바란다.

 또한 조언하건데, 증언의 증거력은 유일한 자료 또는 기존 자료의 문제점을 보완한다는 데 있다. 구술 증언은 결론을 도출하는 자료로는 부족하다는 말이다. 예컨대, 윤치호의 경우 '역술(譯述)'에 대한 해석 문제, '찬미가' 초판 연도 미확인 문제, '가사지' 일부 개사 부분의 의문점 등을 풀기 위해 증언과 방증 자료가 필요하다. 작사자 조사보고서나 당시 신문기사를 교차 비교해 윤치호가 작사자임을 밝힌 이유다. 3개월 간의 관련 신문·잡지 기사 49건 중 윤치호를 작사자로 인지하고 쓴 기사가 41건이다. 바로 여기에 나오는 증언을 방증자료로 활용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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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흥사단은 '대한매일신보 의무균명학교 기사'를 조작해 자의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꿰어 맞추기 위해 '선천교회' 운운한다. 이런 정도의 증언은 윤치호의 경우 이미 20여건이나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길 바란다. 1970년대 전후 흥사단 기관지 '기러기'나 '나라사랑' 안창호 특집호 등에서 왜 다른 노래는 언급하면서 애국가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는지, 안창호와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은 이들은 애국가를 안창호가 작사하지 않았음을 알았기 때문은 아닌가를 생각해 보기 바란다. 

 "진실 위에 정의를 세워야지, 정의 위에 진실을 세우면 자멸하게 된다"는 말이 있다. 안창호의 명성을 정의로 깔고 그 위에 진실이라 보이는 것들을 쌓지 말기 바란다.

 필자는 흥사단 측이 만나자고 해서 만나러 갔다가 공개 토론회를 하겠다는 말을 듣고 기다려 왔다. 여기에도 역시 흥사단의 치졸함이 깔려있다. 더 이상 문제 제기를 하지 않게 하고 이런 단행본을 냈다고 본다. 흥사단에 농락당했다고 생각한다. 다시 한 번 흥사단이 불성실과 무모함에 대해 책임을 통감할 것을 촉구하며 위의 4인을 포함, 반드시 공개 토론회를 열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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