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브' 이보람, 씨야가 차마 꿈엔들 잊힐리오

기사등록 2011/07/19 08:11:00

최종수정 2016/12/27 22:28:47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그룹 '씨야'의 이보람(24)은 귀여운 외모와 달리 '애늙은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한창 통통 튀어야 할 나이에 조숙한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2006년 씨야 1집 '여인의 향기'로 데뷔한 이래 연예계에서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 '알 것 다 아는' 연차가 됐다. 어지간한 일들에는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해 한다. 그녀는 그렇게 성숙해있었다.

 이런 이보람이 새내기처럼 다시 설레기 시작했다. '폴링 포 이브(Falling For Eve)'를 통해 뮤지컬에 데뷔하는 것이 계기다. 국내에서도 흥행에 성공한 뮤지컬 '아이 러브 유', '올 슉 업' 등을 쓴 미국의 극작가 조 디피에트로(50)가 아담과 이브 간 인류 최초의 사랑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다.

 이보람은 섹시하고 저돌적인 인류최초의 여자 '이브'를 맡았다. 평화로운 에덴동산에서 쫓겨난 후 세상의 새로움에 매료돼 모험을 시작하는 여성이다.

 이 작품 전에도 뮤지컬 출연 제의를 받았다. 그러나 "기왕 뮤지컬 출연하는 거면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었다"며 "때를 기다렸다"고 눈을 빛냈다. "아직 부족한 것이 사실이지만 '폴링포이브'는 놓치지 않고 싶었다"는 마음이다.

 뮤지컬배우로서 백지 같은 모습이 세상에 갓 나온 이브의 모습과 묘하게 겹친다. "첫 작품이라 노련하지 못한 건 사실이지만 이브의 순수함을 표현하는데 조금은 적합하지 않은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머리를 긁적였다.

 흔히 알고 있는 아담과 이브의 내용을 비튼 점이 마음에 들었다. "아담이 처음에 사과를 깨물지 않는다는 설정이 신선했다"는 것이다. "가수인 만큼 아무래도 음악적인 것에 신경을 많이 쓰게 되는데 노래들도 아주 좋았다"며 흡족해했다.

 작품 속 이브처럼 적극적으로 사랑을 찾아 나서는 성향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부풀려진 것"이라고 손사래를 치며 웃는다. "사랑을 감추지 못하다는 의미로 한 발언이 그렇게 퍼져버렸다"는 해명이다. "제가 먼저 나서서 '만납시다', 그렇게는 못하죠. 상대방을 사랑하면 그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기는 해요. 호호호."

 지난해 연극 '웃음의 대학'으로 무대 신고식을 치렀으나 역시 뮤지컬은 처음인 탤런트 봉태규(30)와 호흡을 맞춘다. 봉태규는 완벽한 육체에 순수한 마음을 지닌 인류 최초의 남자 '아담'을 맡았다. "태규 오빠는 내게 연기적인 부분을 도움 주고 나는 오빠에게 노래적인 부분을 도움 주고, 그렇게 시너지 효과가 발휘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가수와 뮤지컬배우는 큰 차이는 없다고 여긴다. "가수도 노래하는 동안에는 노랫말 속 화자가 돼 연기하는 것"이라며 "다만 감정선을 압축해서 보여준다는 부분이 다르다"고 짚었다. "가수와 뮤지컬배우 둘 다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한다는 면에서 공통점이 있지요."

 방송 중인 이다해(27)·박유천(25) 주연의 MBC TV 드라마 '미스 리플리'를 통해 탤런트로도 데뷔했다. "가수와 달리 카메라를 보지 않고 여러 번 나눠 찍는 게 어렵다"면서도 "연기의 맛을 조금씩 알아가는 것 같다. 점점 재미가 있어진다"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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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씨야는 올초 공식적으로 활동을 접었다. 2009년 남규리(26)의 탈퇴 문제로 곤욕을 치른 씨야는 이수미(22)를 영입하며 재정비하기도 했으나 끝내 해체하고 말았다.

 이보람은 하지만 씨야가 해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따라서 '씨야 출신 이보람'이라는 말이 마뜩치 않다. 그냥 '씨야의 이보람'이라는 것이다. 뮤지컬배우를 통해 홀로서기에 나선다는 표현도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 단지 씨야라는 이름에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열심히 하고 싶을 따름이다.

 이보람은 "나는 지금도 씨야"라고 강조했다. "성인이 된 이후 씨야 멤버로 쭉 살아왔다"며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그 만큼 씨야에 대한 애정이 크고 쉽게 놓지 못한다"고 알렸다. "내가 노래하는 한 음악적으로 끝까지 짊어지고 가야 할 부분"이라는 것이다. "언제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멤버들끼리 씨야로 다시 뭉치자는 이야기를 해요. 그래서 홀로서기라는 말은 어색하네요. 호호."

 꿈은 "기회가 닿는 한 뮤지컬에 계속 출연하고 드라마에서 연기를 하면서 OST 수록곡도 부르는 것"이다. "솔로 앨범을 내고 싶은 마음"도 있다. 가장 으뜸인 소망은 쉬지 않고 일하는 것이다. "씨야가 멤버 문제로 활동을 중단, 노래를 부르지 못하고 쉬는 기간이 있었다"며 "그 때 참 고통스러웠다. 그렇기 때문에 쉰다는 것의 고통을 알았고 그래서 쉬지 못하겠다"는 고백이다.

 "일을 하면서 쉬고 싶다고 투정부리는 친구들은 쉰다는 것의 고통을 모르기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면서 "당장 잠을 못 자더라도 일하는 것이 행복한 것이라고 말해주곤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저는 참 감사한 환경에 있어요. 어려운 환경에 처해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요. 그런 분들에 비하면 저는 너무 쉽게 기회를 얻은 거죠. 항상 감사한 마음으로 더 열심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무대 위에 선 자신을 이보람이 아닌 이브로 바라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대한 이브로 보이게 위해 노력할 거에요. 이 작품을 통해 남녀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인류의 사랑 자체에 대해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까르르르."

 한편, '폴링포이브'는 세 명의 아담 봉태규 홍희원(31) 이동하(28)와 두 명의 이브 이정미(28) 이보람을 비롯해 김대종(31) 류승주(34) 정상훈(33) 최혁주(38) 등이 함께한다. 23일부터 9월1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3만~7만원. 세종문화회관 인포샵 02-399-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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