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국민의힘의 태도를 두고 "가장 좋았던 시나리오는 모든 의원이 국회 본회의장에 들어가 민주당과 함께 계엄해제를 의결해 대통령과 선을 그었어야 한다"며 "대통령 탄핵 절차에도 찬성하고, 일사불란하게 당대표 중심으로 갔다면 판이 달라졌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진 교수는 지난 24일 유튜브 채널 '시사저널TV'에 출연, 배종찬 인사이트케이 소장과의 대담에서 "아무리 생각해도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이 먼저 나오고 그 다음 이재명 민주당 대표 (선거법) 3심까지의 결정에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거다. 그래서 (탄핵 심판) 시간 끌기가 뭘 위한건지 잘 모르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분노를 해소하고 헌법재판소에 맡기면 "그 다음 떠오르는 문제는 '당신(여당)도 문제가 있지 않냐'고 했을 때 한동훈 대표 체제였으면, 한 전 대표는 계엄해제 의결을 했고 탄핵 통과에도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면 윤석열의 원죄로부터 자유로운 후보란 얘기다. 그렇다면 한번 해볼만 했는데, 지금은 상황을 이상하게 꼬아놨다"고 짚었다.
또한 국민의힘이 권영세 의원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지명한 데 대해서도 쓴소리를 냈다.
진 교수는 "권영세라는 분이 그렇게 계파색이 뚜렷한 사람은 아니다. 상당히 합리적이고 점잖은 분"이라면서도 "이분은 탄핵에 반대했던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권성동 원내대표는 원조 친윤으로 '윤핵관'이라 불리던 사람이다. 투톱이 탄핵을 반대한 친윤·친윤인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는 '친윤계 지도부'를 중심으로 다시 나선다면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권성동 원내대표와 권영세 비대위원장 모두 '탄핵의 강'을 못 건널 뿐 아니라 건너려 하지 않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이 쇄신을 하겠다 하는데 모순이다. 국민의힘은 지금껏 쇄신하겠다고 나선 유승민, 이준석, 한동훈 같은 사람들에게서 전권을 뺏고 계속 내쳐왔지 않나"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현재 국민의힘을 지지할 유권자는 극히 제한적이다. 보수의 텃밭인 TK(대구·경북) 정도만 남고, 부·울·경(부산·울산·경남)도 모두 떨어져 나가 TK 자민련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한동훈 전 대표에 대한 국민의힘의 처신을 결정적 자충수로 분석했다. 진 교수는 "한 전 대표의 경우 당원 투표 3분의 2 가까운 지지를 받고 당 대표가 된 사람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쫓겨났다"며 "단합해서 (당대표를) 쫓아낸 것보다 더 큰 단합이 어딨나. 단합하려면 본인들이 합법적으로 뽑은 당대표 중심으로 단합했어야 한다. 그 방향으로 단합했으면 지금 유력한 대선주자가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내 그는 "명태균 스캔들과 대통령 탄핵에서 자유로울 수 있던 유력한 대선주자를 자기들 스스로 내쳐버린 꼴"이라고 분석했다.
진 교수는 진행자의 한 전 대표 차기 대권 지지율이 많이 빠졌다'는 질의에 "내가 볼 땐 만약 (한 전 대표가) '출마하겠다'고 하면 다시 붙는다"며 "지난 번 당대표 경선 때 당원 3분의 2가 지지하지 않았냐. 변화의 요구는 있다. 만약 출마를 선언한다면 급속하게 다시 올라갈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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