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20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월드파크 야외 잔디광장에서 열린 '샤롯데 빌리지'(Charlotte Village) 크리스마스 마켓에서 모델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11.20. [email protected]
故오요안나 괴롭힌 MBC 기상캐스터 실명 공개됐다
기사등록 2025/01/28 10:05:25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작년 9월 세상을 떠난 MBC 기상캐스터 오요안나(1996~2024)가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가해자의 실명이 공개돼 파장이 일었다. 고인의 지인들은 "사실 관계를 밝혀달라"고 했으며, 가해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대구·경북지역 종합일간지 매일신문은 지난 27일 "비밀번호가 풀린 오요안나 씨의 휴대전화에서 원고지 17장 분량 총 2750자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엔 특정 기상캐스터 2명에게 받은 직장 내 괴롭힘 피해를 호소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다.
매일신문에 따르면, 2021년 5월 MBC 프리랜서 기상캐스터가 된 오요안나는 이듬해 3월부터 괴롭힘 대상이 됐다. 해당 매체는 "유서에 따르면 먼저 입사한 한 동료 기상캐스터는 오보를 내고 오 씨에게 뒤집어 씌우는가 하면 또다른 선입사 동료는 오 씨가 틀린 기상 정보를 정정 요청하면 '후배가 감히 선배에게 지적한다'는 취지의 비난을 했다"고 전했다.
"오 씨 계정의 카카오톡 대화에선 한 기상캐스터가 같은 프리랜서인데도 오 씨를 '가르쳐야 한다'는 이유로 퇴근시간이 지난 뒤 회사로 호출하거나 1시간~1시간30분 이상 퇴근을 막은 정황이 나왔다"고도 했다.
또한 오요안나가 2022년 10월 tvN '유퀴즈 온 더 블럭' 제작진으로부터 섭외 요청을 받자 한 기상캐스터는 그녀에게 "너 뭐 하는 거야?" 네가 유퀴즈 나가서 무슨 말 할 수 있어?"라고 하기도 했다. 매일신문은 "주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A씨는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 연락에도 답하지 않았다. 또 다른 가해자로 지목된 기상캐스터 B씨는 '우리 모두 힘든데 이렇게 전화를 하시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 조금 그렇다. 이야기를 듣고 싶으면 MBC에 연락하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MBC 관계자는 매일신문에 "아직 제대로 파악이 안 됐다. 저희가 잘못한 부분에 대해 시정해야 될 부분은 시정을 하고 비판도 달게 받겠다"고 전했다. 해당 보도와 관련해 MBC는 아직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러한 가운데 한 유튜브 채널은 가해자로 추정되는 두 명의 실명을 공개했다. 이 유튜브 채널 영상을 본 누리꾼은 "이 사건이 왕따로 인한 죽음이었다니", "유서를 남기고 녹취까지 한 정도면 정말 힘들었나보다", "두 명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을 당해 생을 마감한 오요안나 님의 명복을 빈다. 억울한 내용을 널리 알려주길 바란다", "왕따 시킨 사람들 처벌했으면 좋겠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오요안나의 지인은 "제 사랑하는 친구가 MBC 기상캐스터 선배들로부터 오랜시간 괴롭힘을 당했고 끝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특정 가해자가 증거를 은폐할 가능성이 있어 사인에 대해 궁금해 하는 분들께 사실대로 말씀드리지 못했다. 가해, 방관자가 처벌받아 제 친구가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밝히기도 했다.
오요안나는 작년 9월 세상을 떠났다.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었다.
아이돌 연습생 출신인 그녀는 2019년 춘향선발대회에서 숙으로 당선됐다. 2021년 MBC 공채 기상캐스터로 뽑혔고, 평일·주말 뉴스 날씨를 맡았다.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시선을 끌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09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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