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최인선 인턴 기자 = 6년 가까이 '월말 부부'로 지내던 중 불륜을 저지른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자 되레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는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8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40대 주부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남편과 띠동갑이라고 밝힌 A씨는 "20년 전 제가 대학생일 때 학교 근처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다 젊은 사장이었던 남편을 만났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A씨는 대학을 졸업하기도 전 아이가 생기면서 빠르게 결혼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A씨는 남편의 뜻대로 서울에 있던 카페를 접고 지방 소도시로 이사해 레스토랑을 차렸다고 한다.
A씨 부부는 슬하에 세 아이를 키우며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하지만 A씨는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결혼 잘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남편은 아직도 본인이 사장이고 저는 아르바이트생인 줄 알더라. 시간이 갈수록 남편이 꼴 보기 싫었다"고 털어놨다.
이후 부부는 자주 다퉈 몸싸움까지 벌였다고 한다. 결국 A씨는 아이들 교육을 핑계로 도시에 월셋집을 구해 나왔다.
A씨는 "남편이 매달 월세를 보내줬고, 한 달에 한 번 정도 우리가 사는 곳으로 왔다. 물론 오지 않을 때도 여러 번 있었다"며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최근에 남편한테 다른 여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깊은 관계는 아니라고 하는데, 어쨌든 이제 남편이랑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큰아들이 곧 고3이라 도시를 벗어날 수 없다. 그리고 저는 일을 하고 있지 않다. 이혼하고 나면 아이들 교육비와 생활비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스럽다"며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하자 재산분할, 양육비를 주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더라. 그래서인지 첫째가 이혼을 반대하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냐"고 조언을 구했다.
이에 조인섭 변호사는 "두 분은 별거하신 게 아니라 계속해서 부부로서 공동생활을 영위하면서 주거지만 따로 둔 것으로 보는 게 맞다"며 "생활비와 교육비를 함께 힘을 합해 지출하신 것이므로 재산분할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두 분이 도시와 지방에서 각각 떨어져 지낸 시간이 상당하지만, 남편이 A씨 집으로 오갔기 때문에 별거 생활의 장기화로 혼인 생활이 유명무실해졌음을 근거로 이혼 사유를 인정받기는 좀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남편의 바람에 대해서는 "남편과 그 여성의 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이 필요하다. 부정행위가 있었음을 입증할 수 있으면 이혼 사유가 인정돼 남편의 이혼 의사와 관계없이 이혼 청구가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아이들은 A씨와 있으니 남편이 아이들을 양육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부부끼리 공동친권자 지정을 하고, 양육자는 A씨로 해서 이혼 합의를 진행하는 게 어떨까"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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