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오정우 이수정 기자 = 29일 전남 무안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서 극적으로 생존한 2명 중 한명인 남성 승무원 이모(33)씨가 참사 과정에 대해 "깨어보니 구조돼 있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가 입원한 이대서울병원 주웅 병원장은 이날 오후 9시 이대서울병원에서 가진 브리핑을 통해 "트라우마도 있고,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묻지는 않았다"면서도 "환자가 '깨어보니까 구조돼있더라'라고 했다"고 밝혔다.
주 병원장은 '환자가 현재도 기억상실을 호소하냐'는 취재진 질문에 대해선 "의사소통은 충분히 가능한 상태"라며 "경추가 고정된 상태라 목을 움직일 수는 없으나 눈동자로 시선을 맞추는 게 가능하고 질문에 대한 적절한 대답을 할 수 있는 상태"라고 답했다.
박웅배 신경외과 주치의는 구조될 당시 뇌진탕 증세를 호소했다는 것과 관련해 "의학적 정신 용어로서 뇌진탕을 정의내릴 때 불특정한 외상성 질환으로 인한 증상이 있을 때 쓸 수 있는 것"이라며 "증상을 볼 때 현저한 뇌진탕 증세를 보이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박 주치의는 다음날(30일) 새벽시간대 이씨에 대한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할 계획이라며 추가 검사를 진행한 후 뇌 손상에 대한 진단을 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5군데 골절 진단을 받았다. 주 병원장은 "이날 오후 6시15분께 응급실에서 뇌 CT, 혈액검사 등을 시행했다"며 "검사 결과 33세 남성은 현재 흉추 2군데, 좌측 견갑골 1군데, 좌측 늑골 2군데 등 총 5군데의 골절이 진단됐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 5시34분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는 현재 경추부 보호, 골절 부위 보호 운동 범위 제한을 하고 절대 안정을 취하고 있다"며 "경추부 신경 부종, 신경 악화 증상으로 마비를 비롯한 후유증 가능성이 있어 중환자실에서 집중 관찰 및 통증 완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목포한국병원에서 이송될 당시 열상이 발견됐다는 점에 대해서는 "두개골 안쪽 출혈이나 부종 소견은 없다"며 "두개골 바깥쪽인 두피에 열상이 7㎝ 정도 있고 이마에도 발견됐다"고 했다.
그는 이씨가 전신마비 등 후유증 가능성이 있어 집중 관리 중이라며, 심리 치료를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와의 협진도 예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주 병원장은 "최소 2주 정도는 입원해야할 것 같다"며 "골절 완치까지는 최소 수 주가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후 1시께 목포한국병원에서 옮겨진 이씨는 오후 4시13분께 이대서울병원으로 이송된 바 있다.
당시 구급차 운전자는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의식이 있는 상태"라고 이씨의 상태를 전했다.
또다른 생존자인 20대 여성 승무원 구모(25)씨도 오후 4시께 목포중앙병원에서 이송돼 오후 7시30분께 서울 송파구 소재 서울아산병원에 도착했다.
구씨는 발목과 머리 등을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전해졌다.
이들은 사고 항공기 꼬리 부분에서 구조됐으며, 중경상을 입었으나 구조 당시 의식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소방에 따르면 오후 9시30분 기준 탑승인원 181명 중 179명이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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