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로제(ROSE)의 APT. 인기를 언급하며 집값이 다시 오를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10월 통화 완화로 선회하면서 부동산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을 우려하는 이 총재의 속내가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 소강당에서 '글로벌시대 세상을 이끄는 사람들' 주제로 열린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총재는 우리나라 중산층을 살릴 방법에 대한 질문에 로제의 APT를 언급하면서 "우리나라는 집값과 먹거리, 옷값 등 기본적인 의식주가 비싸다"면서 "기본적인 것이 적당한 가격이 돼야하는 만큼 집값 잡는게 상당히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의 발언은 추가 금리 인하에 대해 집값과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을 고려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은은 이달 중순 10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후 38개월만에 긴축 기조를 마무리했다.
1%대로 내려온 물가 안정세와 미국의 빅컷(0.5%포인트 인하)에 굳이 고금리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인하에 따른 집값 우려도 높아졌다. 10월 회의에서 동결 소수의견을 낸 장용성 위원은 "통화 완화시 집값 기대가 재점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 바 있다.
수도권 중심의 해결책에 대해서도 대학 입시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총재는 "성적순이 반드시 공정한 것은 아니다"면서 "우리나라는 지방 학생이 84%고, 서울학생은 16% 수준으로 각 학교는 고등학교 학생수에 비례해서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먼서 "외국 처럼 여러 학교에서 골고루 뽑는 등 이를 통해 비정상을 정상화로 가야한다"면서 "불가능하다고들 하는데 교수들이 마음만 먹으면 할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총재는 서울대와 연세대, 고려대 등 상위권 대학이 입시에서 지역별 비례선발 제도를 도입할 것을 주장한 바 있다.
CBDC(중앙은행 디지털 화폐) 도입 중요성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화폐는 민간이 컨트롤 하면 위험이 많다"면서 "화폐 가치는 공신력이 있어야 하고, 중앙은행에 의존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도입 시기에 대해서는 미국과 유럽이 도입한 이후를 고려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우리가 먼저 했다가는 시스템이 다 바뀔 수 있다"면서 "세계적인 상황을 보고 도입하려고 한다"고 했다.
최근 입시제도와 농산물 수입 등 구조적인 문제를 화두에 던지는 것에 대해서는 "시간이 지나면 받아들여질 것으로 본다"면서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반대하는 분들도 부모님이 90살 정도되면 공감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또 현재 시대 젊은 층에 대한 조언으로는 "본인에 대한 수요를 키워라"면서 "나의 능력이 독점이 되면 사회에서 나를 더 받을 수 있는 만큼 자신의 가치를 비탄력적으로 만들어라"고 말했다.
그는 또 "100살 시대에는 70살에도 일을 해야 하는 만큼 2~3개의 직업을 가질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싫어하는 것을 하나씩 빼면 후회하지 않는 직업을 선택할 수 있다"고 덧붙엿다. .
이번 강연은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주도해 설립한 서강대 멘토링센터 '생각의 창'에서 주최하는 첫 번째 행사다. '생각의 창'은 청년들에게 축적된 경험을 나누고, 그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하버드대의 멘토링 시스템을 본 떠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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