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구축한 물류·배송 모델 현지 적용
대만 등 해외 사업 새 성장축 확보 기대
[서울=뉴시스]동효정 기자 = 쿠팡이 대만에 1조원대 자금을 추가 투입하며 해외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한국에서 구축한 로켓배송의 물류·배송 경쟁력을 대만 시장에 이식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국내에서 축적한 물류 운영 노하우를 해외에서 재현하는 동시에 현지 사업을 키워 국내 시장 의존도를 낮추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 투자심의위원회는 지난 28일 미국 쿠팡Inc가 영국 자회사 쿠팡 아시아 인베스트먼트(Coupang Asia Investment)를 통해 대만 현지 법인에 출자하는 255억 대만달러(약 1조500억원) 규모의 증자안을 승인했다. 대만 당국이 공개한 투자 목적은 전자상거래 사업 운영이다.
쿠팡이 대만에서 구현하려는 모델은 한국에서 성장 기반을 마련한 로켓배송이다. 자체 물류센터와 풀필먼트 시스템, 라스트마일 배송망을 구축해 상품 입고부터 주문 처리, 최종 배송까지 통합하는 방식이다. 물류 인프라를 직접 운영하면서 배송 속도와 서비스 품질을 통제하는 한국 사업의 핵심 경쟁력을 현지에 적용하고 있다.
실제 대만 사업은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쿠팡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대만 자체 라스트마일 배송망이 현지 지리적 범위의 약 70%를 커버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5년 12월 기준 대만 전체 배송 물량의 약 75%가 자체 배송망을 통해 익일배송으로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새벽배송 서비스도 확대하고 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올해 2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대만 일부 지역에 새벽배송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한국에서는 물류 사업을 시작한 뒤 새벽배송을 도입하기까지 4년이 걸렸지만 대만에서는 1년 만에 같은 단계에 도달했다는 설명도 내놨다. 한국에서 10여년간 축적한 기술과 시스템, 운영 노하우를 현지 사업에 적용한 결과라고 강조했다.
상품 구색 확대도 주요 과제다. 쿠팡은 물류망 구축과 함께 현지에서 취급하는 상품을 늘려 고객의 구매 빈도와 지출액을 높이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김 의장은 대만의 상품 구색이 한국 로켓배송에 비하면 아직 제한적이라며 상품 선택지가 늘어날수록 고객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구매를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류망과 상품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해 고객 유입과 재구매를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대만 사업 확대는 국내에서 축적한 물류 경쟁력을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전환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한국에서 대규모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고 배송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성장한 사업 모델을 다른 시장에 적용해 추가 매출 기반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 중소기업과 판매자에게 대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새로운 판매 경로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국내 유통 생태계와 연결된다.
쿠팡의 대만 사업은 해외 성장 동력 확보와 수익성 개선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다. 물류 인프라 구축과 배송 서비스 확대에 초기 투자 비용이 집중되는 만큼, 향후 현지 거래 규모를 얼마나 빠르게 키우고 물류망 가동 효율을 높이느냐가 업계의 관심사다.
한편 쿠팡은 오는 11월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실적에서는 대만 사업을 포함한 신사업 부문 성장세와 손실 추이, 향후 투자 방향 등이 주요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vivid@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