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일기서 22년 간 아버지 역할 맡아"
"드라마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아버지로"
"그냥 인연이라 할 수 없어…가족이었다"
이재명 대통령 "오래 국민 마음 남을 것"
최휘영 문체장관 "막걸리 마시자 했는데"
[서울=뉴시스] 손정빈 박재민 인턴 기자 = "그냥 인연이 아니었습니다. 가족이었습니다."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배우 최불암을 이렇게 말했다. 유 전 장관은 30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장례식장에 차려진 최불암 빈소를 찾아 "곧 뵐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부고를 받게 됐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유 전 장관은 고인 빈소가 열리자마자 찾아 조문했다. 두 사람은 각별한 관계다.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부자(父子) 역할을 나눠 맡아 22년 간 함께 연기했다. 최불암은 '김회장', 유 전 장관은 김회장 차남 '김용식'을 연기했었다. 유 전 장관은 "'전원일기' 뿐만 아니라 데뷔작에서도 아버지 역할을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드라마에서 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아버지라고 불렀다"고 했다.
유 전 장관은 이어 "더 계셨다면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분인데 아쉽다. 드라마나 다른 프로그램 통해서 사람들에게 더 많은 마음의 위로를 줄 수 있는 역할을 하실 분인데 그게 안 돼서 아쉽다"고 말했다.
그는 생전 고인이 했던 말을 떠올리기도 했다. 유 전 장관은 "행복이 멀리 있지 않다. 등 뒤에 있는 창문을 열어봐라. 행복이 있을 거다, 그런 말이 기억에 남는다. 돌아가셨지만 그 메시지 지금 사람들에게 잘 전달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최불암이 세상을 떠난 뒤 연예계 뿐만 아니라 사회 각계각층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엑스(X·옛트위터)에 "우리 시대의 아버지 최불암 선생님의 명복을 기원한다"며 "정의를 지키는 형사로, 정겨운 아버지로 우리 곁에 함께해주신 선생님의 모습은 오래도록 국민의 마음속에 남을 것이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좋은 배우가 되려면 자신이 먼저 사람이 돼야 한다'는 말씀처럼, 선생님은 연기를 넘어 사람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보여주셨다"며 "사회의 그늘을 살피고 어려운 이웃의 아픔을 돌아보려 하셨던 선생님의 뜻을 깊이 새기겠다"고 했다.
1939년생인 고인은 전날 밤 10시께 서울 강서구 한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3월 허리디스크 수술은 받은 고인은 이후 재활 치료를 받아왔으나 최근 건강이 급격히 악화한 거로 알려졌다.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소셜미디어에 애도 메시지를 내놨다. 최 장관은 "국민배우 최불암 선생님의 별세에 깊은 슬픔과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최 장관은 지난 6월 고인이 입원 중이던 병원을 찾았던 일을 떠올리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으로 맞아주시며 '머잖아 퇴원하면 막걸리 한잔하자' 따뜻하게 손잡아 주셨던 선생님. 끝내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먼 길을 배웅하게 되어 먹먹한 마음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최불암 뒤를 이어 '한국인의 밥상'을 맡은 배우 최수종도 고인을 애도했다. 그는 "선생님이라는 커다란 그늘 아래에서 함께 울고 웃을 수 있어서 참으로 행복했고 감사했다. 하나님의 위로와 평안이 함께하시길 기도한다. 사랑한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KBS 1TV 교양예능프로그램 '한국인의 밥상'으로 인연을 맺었다. 최불암은 2011년부터 14년 간 '한국인의 밥상'을 진행했고, 건강 문제로 하차한 뒤 최수종이 이 프로그램을 이어 받아 지난해 4월부터 맡아왔다.
평소 고인 아내인 배우 김민자를 '이모'로 부르며 각별한 인연을 이어온 팝페라 테너 임형주도 최불암을 추모했다. 그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최불암 이모부. 믿겨지지가 않는다. 그저 눈물만 흐른다. 몇 달 전 병문안에서의 인사가 영원한 작별 인사가 될 줄 몰랐다"고 했다. 또 "수많은 국민 여러분께 따스한 아버지가 되어주셔서 정말 감사했다. 이제 주님 곁에서 편히 쉬시고, 하늘나라에서 멋진 연기를 보여달라"고 말했다.
작곡가 윤일상도 소셜미디어에 애도 메시지를 내놨다. 그는 "영원한 국민 아버지, 최불암 선생님. 어린 시절부터 우리 곁에 늘 계셨기에, 마치 영원히 함께하실 것만 같았다"고 했다. 이어 "'수사반장'의 정의로운 반장님으로, '전원일기'의 따뜻하고 든든한 아버지로, 선생님은 오랜 세월 우리 삶의 한 부분이셨다"고 말했다. 또 "특유의 호탕한 웃음과 깊고 따뜻한 목소리,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인간에 대한 애정은 세월이 흘러도 잊히지 않을 거다"며 "한 시대를 연기하신 분이 아니라, 한 시대를 함께 살아주시고 우리 모두 마음에 온기를 남겨주신 분이셨다"고 했다.
발인은 11월2일 오전 7시다. 발인 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성당에서 장례미사를 한다. 장지는 경기도 파주시 동화경모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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