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 전자지갑 600여개, 네타냐후·리쿠드 선전에 베팅
정보 사전입수 입증할 증거는 아직 없어
폴리마켓, 비공개 선거정보 이용 여부 조사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미국 예측시장 업체 폴리마켓이 이스라엘 총선 막판 의심 거래를 조사 중이다. 투표 종료 직전 등장한 계정들이 리쿠드당의 선전에 돈을 걸고 수익을 내면서 선거정보 사전입수 의혹이 불거졌다.
29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매체 예루살렘포스트와 이스라엘내셔널뉴스는 블룸버그통신을 인용해 지난 27일 총선 투표 마감 직전 신규 계정 수백 개가 베팅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총리직 유지나 집권 리쿠드당의 원내 제1당 등극을 예상한 베팅이었다.
블룸버그가 거래 기록을 분석한 결과 하루에 만들어진 전자지갑 600여개가 확인됐다. 전자지갑은 가상자산을 보관하고 거래하는 수단이다. 한 사람이 여러 개를 만들 수 있어 지갑 수가 거래자 수를 뜻하지는 않는다.
이후 방송사 출구조사에서 리쿠드당이 앞서 알려진 것보다 많은 의석을 얻을 것으로 나오자 관련 계약의 가치가 올랐다. 일부 계정이 인출한 수익은 합계 10만 달러(약 1억3387만원)를 넘었다. 아직 계약을 팔지 않아 장부상 이익만 발생한 계정도 있다.
폴리마켓은 선거 등 특정 사건의 결과를 예상해 계약을 사고파는 플랫폼이다. 예상이 맞을 가능성이 커져 계약 가격이 오르면 최종 결과가 나오기 전에 팔아 수익을 낼 수 있다.
폴리마켓 내부 조사팀은 신규 전자지갑 수십 개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예측시장 거래정보 분석업체 폴리사이츠와 프랑스 블록체인 거래 추적·분석업체 버블맵스도 이상 거래 조사에 착수했다.
버블맵스는 선거 당일 투표 종료 전에 처음 자금이 들어온 계정 101개를 확인했다. 이 중 일부는 출구조사 발표 뒤 계약을 팔아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이번 의혹은 차기 정부 구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나왔다. 이스라엘 경제 매체 글로브스에 따르면 개표가 사실상 완료된 가운데 리쿠드당은 전체 120석 중 27석으로 제1당이 됐다. 가디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샤르당은 21석을 얻었다. 다만 추가 검증을 거친 공식 결과 발표는 남아 있다.
진영별로는 네타냐후 지지 세력이 53석, 아이젠코트 중심 야권이 48석, 아랍계 정당들이 19석을 확보했다. 양대 진영 모두 과반인 61석에 못 미쳐 정부를 구성하려면 추가 협력이 필요하다.
리쿠드당의 제1당 등극과 네타냐후의 총리직 유지는 서로 다른 결과다. 의석수 전망에 따라 관련 계약 가격이 오를 수 있지만, 재집권 여부는 연정 협상에 달려 있다.
선거 전 수개월간 폴리마켓 시장에서는 아이젠코트의 차기 총리 취임 가능성이 더 높게 평가됐다. 그러나 투표 종료 뒤 거래 가격에 반영된 네타냐후의 차기 총리 취임 확률은 54%로 오르고, 아이젠코트는 23%로 떨어졌다.
문제는 일부 거래자가 공개 전 정보를 이용했을 가능성이다. 사실이라면 다른 참여자들이 알 수 없는 정보를 바탕으로 유리한 가격에 계약을 사들인 셈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바너드칼리지의 라지브 세티 경제학 교수는 미국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예측시장의 전망이 실제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정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낮게 나타나면 유권자들이 해당 후보의 지지세가 약해졌다고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이다.
연정 협상을 앞두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거래의 공정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의심 거래가 개표나 선거 결과 조작과 연결됐다는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이번 조사의 핵심이 일부 거래자가 비공개 선거정보를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었는지에 있다고 전했다. 내부정보 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정확한 분석이나 예측으로 수익을 냈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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