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미 압박에 러 정유시설 공격 중단

기사등록 2026/10/30 09:45:17 최종수정 2026/10/30 10:08:24

최장 11월 말까지 중단할 듯

위성 통신 속도 제한에 굴복

[서울=뉴시스]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불타고 있는 러시아 로스토프 지역 노보샤크틴스크 정유공장. 미국의 지원 중단 압박에 굴복한 우크라이나군이 11월 말까지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6.10.30.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우크라이나군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압박을 받은 뒤 미국의 지원이 흔들리는 일을 경험하면서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공격을 중단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중단은 미국 중간선거가 끝날 때까지, 길게는 다음달 하순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조치는 미국과 우크라이나 관계가 위기의 정점에 달했던 지난주 초 시작됐다.

그보다 며칠 앞서 트럼프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고,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는 우크라이나의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서비스 이용을 제한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정유시설 공격 중단을 발표하지 않았다.

장거리 공격에 관여하는 우크라이나군 부대들은 정유시설 공격 작전이 사실상 보류됐다는 통보를 이달 중순에 받았다고 이 사안에 정통한 군 관계자 두 명이 밝혔다. 이미 진행 중인 작전이 완료되면 공격을 중단하라는 내용이었다.

이 사안을 아는 한 관계자에 따르면, 예브헤니 흐마라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외교적으로 민감한 상황 때문에 정유시설 공격을 보류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젤렌스키에게 보고했다.

스타링크와 미국의 정보 공유, 패트리엇 미사일 요격체계에 대한 우크라이나의 의존은 우크라이나를 미국의 압박에 취약하게 만들었다.

트럼프는 최근 몇 주 동안 젤렌스키에게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라고 압박해 왔다.

2명의 미 당국자에 따르면, 재러드 쿠슈너 미국 특사가 지난 20일 오슬로에서 젤렌스키와 회담하면서 러시아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라는 트럼프의 요구를 되풀이했다. 한 당국자는 이 대화를 “매우 거칠었다”고 묘사했다.

한 미 당국자에 따르면, 건강 문제로 화상으로만 회의에 참석한 쿠슈너가 젤렌스키에게 정유시설 공격을 30일 동안 중단하는 것이 자신과 스티코프 특사의 중재 노력에 우크라이나가 감사의 뜻을 보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오슬로 회담 다음 날 트럼프가 머스크에게 전화해 우크라이나의 위성 서비스를 복구하라고 요청한 지 사흘 뒤인 지난 24일, 스타링크의 모든 기능이 복구됐다.

한편 유럽의 우크라이나 동맹국들도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에너지 가격이 정치적으로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을 고려해 중간선거가 끝날 때까지 정유시설 공격을 중단하도록 젤렌스키에게 조언했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20일 러시아 탐보프주 드루즈바 송유관의 석유 펌프장을 공격한 것이 러시아 석유 기반시설에 대한 마지막 공격이었다.

우크라이나의 무인기들은 다시 정상적으로 비행하고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군과 정부, 더 넓게는 우크라이나 사회 전반에서 10일간 이어진 스타링크 서비스 중단과 미국이 다른 핵심 지원도 끊을 수 있다는 위협은 미국에 대한 신뢰를 더욱 흔들어 놓았다.

동부 전선에서 전투 중인 한 우크라이나 대대에서 지난 2주 동안 모든 미국 국기와 그 밖의 미국 관련 표식을 철거하기로 병사들과 장교들이 합의했다고 한 부대 지휘관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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