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출하량 2억5470만대로 전년 比 20%↓…2013년 이후 최저
삼성 5780만대·애플 5650만대…중국업체는 출하량 30% 안팎 급감
메모리발 가격 상승에 신흥시장 직격…내년에도 침체 이어질 전망
시장 침체 속에서도 삼성전자와 애플은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삼성은 글로벌 1위를 지켰지만 애플과의 출하량 격차가 불과 130만대까지 좁혀졌다. 가격 경쟁력이 핵심인 중국 제조사들은 출하량이 최대 40% 가까이 줄었다.
30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전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억547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20% 감소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2013년 이후 가장 적은 규모다.
메모리와 저장장치 등 부품 가격 상승이 스마트폰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고, 연말 성수기를 앞둔 유통업체들도 비싸진 제품을 대량으로 확보하는 데 부담을 느끼면서 재고 확보에 보수적으로 나선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5780만대를 출하하며 세계 1위를 유지했다. 전년보다 출하량은 5% 줄었지만 경쟁 안드로이드 업체보다는 감소 폭이 작았다.
중저가 갤럭시 A 시리즈가 물량을 방어했고, 지난 8월 출시된 갤럭시 Z8 시리즈도 보상판매·업그레이드 프로그램 등에 힘입어 프리미엄 시장에서 힘을 보탰다.
애플은 5650만대로 삼성의 뒤를 바짝 쫓았다. 전세계 시장이 20% 위축되는 동안에도 출하량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삼성과 애플의 격차는 130만대에 불과했다.
중국과 북미에서 아이폰 수요가 견조했고,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비한 유통망의 선제적인 재고 확보도 영향을 미쳤다. 9월에는 아이폰18 프로·프로맥스와 첫 폴더블폰 아이폰 듀오까지 선보이며 연말 프리미엄 수요를 노리고 있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직격탄을 맞았다. 3위 샤오미는 3070만대로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오포는 2340만대로 39%, 비보는 1930만대로 33% 각각 줄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중저가 제품 비중이 높아 원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경우 판매량이 바로 줄어드는 부담이 컸다. 수익성을 지키기 위해 가격을 올린 결과 가격에 민감한 신흥시장에서 물량 감소가 더 크게 나타난 셈이다.
지역별 양극화도 뚜렷했다. 아프리카 스마트폰 출하량은 전년 대비 39% 급감했다. 중화권을 제외한 아시아태평양과 중동, 중남미에서도 20% 넘게 줄었다.
환율 약세와 물가 상승까지 겹치면서 구매력이 떨어진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교체를 미루거나 리퍼비시·중고 제품으로 이동했다. 일부 저소득 시장에서는 스마트폰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피처폰을 선택하는 현상까지 나타났다고 옴디아는 분석했다.
반면 북미는 상대적으로 충격이 작았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비중이 높은 데다 이동통신사를 통한 장기 할부, 보상판매, 업그레이드 프로그램 등이 가격 상승 부담을 분산한 영향이다.
제조사들의 전략도 바뀌고 있다. 메모리 원가 부담이 커지자 RAM과 저장용량 구성을 조정하고 제품 종류(SKU)를 줄이는 한편, 판매량 확대보다는 이익을 낼 수 있는 국가와 프리미엄 제품에 자원을 집중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세계 1위 삼성도 같은 고민을 안은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3분기 모바일경험(MX)·네트워크 사업 합산 매출은 37조7000억원이었지만 영업손실 6000억원을 기록했다. 폴더블폰 등 신제품 판매로 매출은 늘었지만 부품 원가 상승으로 전년 대비 수익성이 악화됐다.
삼성은 내년 플래그십 중심으로 제품 구성을 개선하고 새로운 폼팩터를 확대하는 동시에 운영 효율을 높여 수익성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시장 침체도 단기간에 끝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옴디아는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이 연간 12% 감소하고, 내년에도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AI용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공급 부족과 일반 메모리 공급 제약이 지속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의 원가 부담이 쉽게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기준도 단순히 '누가 더 많이 파느냐'에서 '비싸진 제품을 얼마나 수익성 있게 팔 수 있느냐'로 이동하고 있다. 삼성과 애플이 시장 침체 속에서도 점유율을 끌어올린 가운데 메모리발 원가 상승이 장기화될 경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양극화는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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