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번역원 통폐합은 문화자산 파괴"…237명 반대 성명

기사등록 2026/10/30 08:31:34 최종수정 2026/10/30 08:36:24

"현장 의견 수렴 없이 졸속 추진"

독립성 보장·통폐합 철회 요구

[세종=뉴시스] 일방적이고 졸속적인 통폐합 저지를 위한 한국고전번역원 관계자 비상대책모임 사진. (사진=비대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한국고전번역원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동북아역사재단의 통폐합 추진에 대해 한국고전번역원 구성원과 관련 분야 연구자 등 200여 명이 반대 성명을 냈다. 이들은 기관별 설립 목적과 기능이 다른 만큼 통폐합을 철회하고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국고전번역원 구성원과 전문 번역·교감 연구자, 지역 연구기관 관계자, 고전번역교육원 재학생 및 대학원생 등 237명은 성명을 통해 정부의 3개 기관 통폐합 추진에 반대한다고 30일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9월 3일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공공기관 DIET 2026)'에서 교육부 산하 한국고전번역원과 한국학중앙연구원, 동북아역사재단을 가칭 '한국학역사고전연구원'으로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성명 참여자들은 세 기관의 설립 목적과 수행 기능이 서로 달라 통합의 실익이 불분명하다고 주장했다. 한국고전번역원은 관련 법률에 따라 고전 문헌의 수집·정리·번역과 번역 정보 관리, 전문 인력 양성 등을 맡고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은 한국학 진흥과 교육을, 동북아역사재단은 동북아 지역 역사 연구와 정책 지원을 주요 기능으로 한다.

이들은 "기관별 고유 기능과 전문성을 고려하지 않은 통합은 국가 지식 기반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통폐합 추진 과정에서 현장 연구자와 학계, 기관 구성원, 학생, 번역·교감 전문가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국고전번역원의 장기간 축적된 번역 사업과 전문성도 통합 이후 약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국고전번역원은 고전 번역을 전담하는 국내 유일의 국가기관으로, 수십 년에 걸쳐 축적한 연구 성과와 사업 체계를 갖추고 있다. 통합 기관 안에서 고전 번역 기능이 부차적인 역할로 밀려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 인력 양성 체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했다. 한국고전번역원 산하 고전번역교육원은 교육과 연구를 포함한 5년 과정으로 전문 번역 인력을 양성하는 기관이다. 성명 참여자들은 국내에서 유일한 관련 전문 교육기관의 기능이 약화하면 고전 번역 인력의 안정적인 양성에도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정부에 ▲통폐합 추진 철회 ▲한국고전번역원의 독립적 역량과 기능 보장 ▲현장 전문가와 학계가 참여하는 공식 협의 절차 마련 등을 요구했다.

성명 참여자들은 "고전 번역은 한국 문화의 기초 자산이자 미래 한국학과 K-콘텐츠, 주권형 인공지능(AI)의 토대"라며 "기관 통폐합을 졸속으로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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