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택지 개발 속도 내지만…김포·하남 "교통·생활 인프라 선행돼야"

기사등록 2026/10/30 06:30:00 최종수정 2026/10/30 06:40:24

김포시장·지역구 의원 입장 표명…하남도 "불가피한 협의"

과천·태릉·염창공원 이어 또…"철저한 대책" 요구 잇따라

[김포=뉴시스] 전진환 기자 = 국토교통부가 29일 주택 신속 공급방안(8.13대책)의 후속조치로 수도권(경기도 김포시, 구리시, 하남시, 의정부시, 고양시) 신규택지 후보지 7.67만호를 발표했다. 사진은 이날 후보지 중 한 곳인 김포 아라지구 일대. 2026.10.29. amin2@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정부가 수도권 신규택지 후보지 6곳을 발표한 가운데, 일부 지방자치단체에서 주택 공급에 앞서 교통·생활 인프라 대책을 먼저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지자체들은 주택 공급 자체를 반대하기보다는, 기존 주민과 입주 예정자들의 불편함이 커지지 않도록 구체적인 광역교통·기반시설 대책을 마련하고 실제로 이행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30일 지자체 등에 따르면 이기형 김포시장은 정부의 신규택지 발표 직후인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김포시의 반대에도 정부가 사업 발표를 강행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 시장은 교통난과 인프라 부족 문제를 지적하며 "철저한 대책 없는 일방적인 주택 공급은 시민의 삶의 질을 벼랑 끝으로 내몰 뿐"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발표한 수도권 신규택지 후보지 6곳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곳은 김포아라다. 이곳에는 365만㎡ 부지에 총 3만7000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정부는 김포아라 인근에서 추진 중인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사업을 주요 장점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은 지난 3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뒤 현재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이에 따라 신규 주택 입주 시기에 맞춰 개통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로 사정도 녹록지 않다. 김포 시민들의 주요 출퇴근 경로인 김포한강로와 올림픽대로는 이미 교통 정체가 심각한 상황이다.

김주영 김포시갑 국회의원에 따르면 김포아라를 비롯해 김포한강2 공공주택지구, 김포환경재생 혁신복합단지 등 추진 중인 개발사업을 모두 합하면 김포에만 약 12만가구 이상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이다.

김 의원은 "교통대책이 뒤따르지 못한 채 주민부터 들어오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시민의 몫이 된다"며 지구 지정에 앞서 서울 5호선 연장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보장하고,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9호선 직결과 2호선 신정지선 연장 등을 확정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입주 전 교통망을 갖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시장도 광역교통대책 수립, 공공임대주택 확대에 따른 재정 손실 대책, 자족기능 확보, 공간 연속성을 고려한 지구계획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주택 신속공급 방안 후속의 신규 공공택지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2026.10.29. since1999@newsis.com


 하남시도 신규택지 공급 계획을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정부는 하남미사 K-컬처에 1만2000가구, 하남감일2에 6500가구 등 총 1만8500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두 지역의 면적은 각각 131만㎡와 71만㎡다.

하남시는 시장 명의 입장문에서 "정부 주택공급 정책으로 사업지구에 편입돼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시민들에게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밝혔다.

또 "3개 신도시 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는 데 어려움이 있으나, 정부의 협의 요청에 불가피하게 협의를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공급 후보지 발표 때마다 지역의 우려가 쏟아지는 상황은 되풀이되고 있다. 1·29 대책 발표 이후 용산국제업무지구, 태릉CC, 과천 경마장·방첩사 부지 등에서도 교통·기반시설 포화를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잇따랐다.

8·13 대책에서 서울 내 유일한 신규택지로 발표된 강서구 염창공원도 마찬가지다. 지난달 열릴 예정이던 주민설명회는 주민들의 사업 철회 요구로 무산됐고, 진교훈 강서구청장은 주민 의견 수렴이 충분치 못했다며 사과했다.

신규 주택 부지를 찾기 위한 서울시와의 협의도 지지부진하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정부는 용산공원 주택공급과 서울 그린벨트 해제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일부 주택 공급 계획을 반기는 사례도 있다. 구리시는 전날 브리핑을 열고 구리건원(1만4600가구) 후보지 발표에 대해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이 일대는 당초 E-커머스 첨단도시 조성사업이 추진됐지만 사업성 부족으로 장기간 보류된 곳이다. 정부는 공공주택지구로 사업 방식을 전환하면서 구리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검토 등을 통해 자족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발표 전 단계에서 지역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부족해 우려와 반발이 반복된다고 진단한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유럽 등 해외에서는 시작부터 주민들과 함께 도시계획을 하며 의견을 수렴하는 경우가 많다"며 "현재는 주택공급이 급하다고 인식하다 보니 중앙정부가 먼저 발표하고, 그때마다 지역이 반발하는 양상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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