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쏟아지는데 해명은 당이…'정책' 배제된 용혜인 검증

기사등록 2026/09/06 07:00:00

첫 90년대생 장관 후보자…2일부터 청문회 준비 중

배우자 급여·특별당비 등 기본소득당 관련 의혹 잇따라

후보자 대신 당이 주로 해명…의원직 사퇴 여부도 쟁점

성평등 정책 검증 상대적 뒷전…"물어볼 여유도 없을 것"

[서울=뉴시스] 박영태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6.09.04. since19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홍주 김나연 수습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성평등부 수장으로서의 정책 역량을 검증하는 논의는 좀처럼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후보자 개인의 재산이나 갑질, 탈세 등 전형적인 인사검증 사안보다는 기본소득당 운영을 둘러싼 논란이 잇따르는 데다, 관련 해명도 당이 주로 맡으면서 장관 직무 적합성 검증은 상대적으로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성평등부에 따르면 용 후보자는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첫 출근한 이후 청문회 준비를 하고 있다.

1990년생인 용 후보자는 그야 말로 '깜짝 발탁' 인사였다. 역대 첫 90년대생 장관인 데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이 아니라 원내 소수정당인 기본소득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하지만 지명 직후부터 당과 관련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용 후보자의 배우자 박모씨가 기본소득당에서 주요 당직을 맡아 급여를 받아왔다는 것이다. 3일 국회에 제출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박씨는 2022년부터 올해까지 기본소득당에서 총 1억2366만원의 급여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났다.

용 후보자가 자신의 정치자금 상당액을 특별당비 명목으로 기본소득당에 납부한 사실도 논란이 됐다.

용 후보자는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정치자금 중 2억9360만원을 특별당비로 납부했다. 이를 두고 특별당비가 당을 거쳐 배우자의 급여로 흘러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고, 용 후보자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또 용 후보자를 비롯한 기본소득당 구성원들이 이른바 '언더조직'으로 불리는 진보진영 비공개 조직에서 활동했다는 의혹, 해당 조직에서 성차별적 문화가 횡행했다는 주장 등도 불거졌다. 기본소득당의 당비가 당 관계자들에게 지급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태다.

이처럼 논란이 이어지고 있지만 후보자 본인의 구체적인 설명은 없는 상황이다.

용 후보자는 2일 첫 출근길에서 언더조직의 수장으로 지목됐던 김모씨와의 관계를 묻는 질문에 "청문회에서 잘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 해명도 후보자나 성평등부 인사청문준비단보다는 대부분 기본소득당에서 나오고 있다. 성평등부 청문준비단이 후보자 관련 논란에 대해 별도로 낸 설명자료는 현재까지 2건에 그친다.

성평등부 관계자는 "현재 제기되는 의혹 대부분이 후보자 개인보다는 당에 치중된 상황이라 문의가 많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후보자는 매일 청문회 사무실에 정상 출근해 청문회를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마련된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첫 출근하며 인사하고 있다. 2026.09.02. photo1006@newsis.com

여기에 용 후보자의 비례대표 의원직 유지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여권 일각에서도 장관 취임 전 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면서 후보자 검증의 초점이 의원직 사퇴 여부에 맞춰지는 분위기다.

특히 여권 내부에서는 용 후보자가 의원직을 내려놓을 경우 장관 임명 자체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의 목소리도 나온다. 각종 의혹에 대한 검증과 별개로 의원직 유지 문제가 사실상 거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부상하면서, 향후 청문회에서도 정책 전문성과 직무 수행 능력에 대한 검증이 충분히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용 후보자의 성평등 정책 전문성을 놓고는 이미 논란이 제기된 상태다. 용 후보자가 제21·22대 국회에서 대표발의한 법안 116건 중 성평등위와 그 전신인 여성가족위 소관 법률안은 한 건도 없었다는 것이다.

여성계에서도 용 후보자의 정책 방향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여성단체는 용 후보자가 그동안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를 주장해온 점 등을 들어 젠더폭력 피해자 보호에 대한 인식과 정책 방향을 청문회에서 면밀히 검증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당 운영과 배우자를 둘러싼 의혹이 연이어 제기되면서 이 같은 정책 논의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고 있다.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장관 직무에 대한 전문성은 청문회에서 본인에게 직접 물어봐야 할 문제"라면서도 "지금 상황을 보면 그걸 제대로 물어볼 시간적 여유조차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정책 검증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채 임명 절차가 진행될 경우 취임 이후 부처 내 리더십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역시 "도덕성과 전문성 논란이 큰 후보가 강행 임명돼 부처 수장이 됐을 때 리더십이 온전히 발휘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며 "지금 상황만 봐도 상처가 꽤 큰 상태라 임명되더라도 장관직 수행이 쉽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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