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개혁위, '범죄피해자 보호 강화' 1차 권고안
피해자 형사절차 참여권 보장…수사 정보 등 제공
수사·대응 역량 강화…피해자보호계 설치 권고
국선변호사 지원 확대…"초동수사부터 조력"
경찰의 수사·대응 역량 강화와 피해자 보호 전담조직 구축, 기관 간 통합지원체계 마련,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 확대 등도 권고안에 담겼다.
31일 '국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경찰 수사개혁위원회'는 제1차 권고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범죄피해자의 지위·보호·지원 강화를 위한 경찰 수사체계 개편'을 심의·의결하고 5가지의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이날 위원회가 발표한 제1차 권고사항 주요 내용은 ▲범죄 피해자의 형사사법절차상 실질적 참여 지위 확립 ▲경찰 수사·대응 역량 강화 ▲범죄 피해자 보호·지원 전담조직체계 구축 ▲범죄피해자 통합지원 연계체계 구축 ▲국선변호사 제도 발전 등이다.
위원회는 우선 현행 '범죄피해자 보호법'을 '범죄피해자의 지위 및 보호·지원에 관한 기본법'으로 전부 개정하고 '형사소송법' 등 관계 법률도 함께 개정하도록 권고했다.
피해자의 핵심 권리로 ▲사건 접수·진행·처리결과에 대한 정보 제공 ▲주요 처분과 이유에 대한 설명 ▲의견·자료·증거 제출 ▲변호사 조력 ▲수사·재판기록 접근 ▲불송치·불기소 등 주요 처분에 대한 이의제기 등을 명확히 규정하자는 취지다.
이와 관련해 정영훈 수사개혁위원은 권고안 의결 후 취재진과 만나 법 개정에는 시간이 소요되겠지만 경찰청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부분은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정 위원은 "형사소송법 개정은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면서도 "경찰청에서 자체적으로 이행할 수 있는 부분은 피해자 보호 규칙이나 범죄수사 규칙 등에 신속하게 담아 시행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수사 역량 강화…전담조직·통합지원체계 구축
경찰의 수사·대응 역량 강화도 권고안에 담겼다. 스토킹·교제폭력·가정폭력 등 재피해 위험이 높은 사건의 경우 초기 위험도를 신속하게 평가하고 보호조치를 실시한 뒤 수사 과정에서 위험 변화를 확인해 보호조치를 재평가·조정하도록 했다.
중요·장기·고난도 사건 등에 대한 수사심사와 수사지휘, 사건관리 과정에서도 초기 증거확보와 피해자 안전, 수사지연, 재피해·2차 피해 방지, 피해자의 절차적 권리 보장 여부를 점검하도록 했다.
경찰청부터 전국 경찰서까지 이어지는 피해자 보호·지원 전담조직을 구축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경찰청에는 범죄피해자보호담당관 등 총괄조직을, 시·도경찰청에는 범죄피해자보호과 등 전담부서를 두고 전국 경찰서에는 원칙적으로 범죄피해자보호계를 설치하도록 했다.
피해자가 여러 기관을 직접 찾아다니는 부담을 줄이기 위해 경찰서를 수사단계의 기본 접점으로 하는 통합지원체계 구축도 권고했다.
경찰·법무부·지방자치단체·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법률·의료·심리·복지·주거 등 전문기관이 참여하는 다기관 협력체계를 마련하고 피해자의 동의를 전제로 기관 간 필요한 정보를 연계해 지원이 이어지도록 하자는 것이다.
◆국선변호사 확대…초동수사부터 피해회복까지 조력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의 지원 대상과 조력 범위도 확대하는 것도 권고안에 포함됐다.
현재 성폭력·아동학대·스토킹범죄 등 일부 범죄에 한정된 지원 대상을 중대범죄나 보복·재피해 위험이 높은 범죄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필요한 경우 최초 피해자 조사 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권고했다.
정 위원은 "현재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는 범죄 유형을 중심으로 너무 경직되게 운영되는 측면이 있다"며 "범죄의 중대성이나 반복성, 보복 위험, 피해자의 경제적 상황, 사건의 복잡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 대상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국선변호사의 조력이 수사 초기부터 불송치·불기소 처분에 대한 불복, 공판, 배상명령·범죄피해구조·손해배상 등 피해회복까지 연속적으로 이어지도록 제도를 발전시키도록 제언했다.
정 위원은 "초동 단계부터 피해자가 국선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도록 법무부와 긴밀하게 협조할 필요가 있다"며 "변호사 인력을 늘리고 예산을 확보하려면 법 개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권고의 배경은 최근 발생한 장윤기 사건, 남양주 스토킹 살인 사건, 제주 장기실종 사건 등 경찰의 사건 초기 판단과 수사 과정에 대한 점검·통제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경찰 "세부이행계획 마련…적극 수용할 것"
실제로 이날 위원회는 권고안 의결 전 제주 장모씨 실종 사건 관련 수사 경과를 보고 받았다.
김남준 수사개혁위원장은 "현재까지 장씨 사건에 대한 수사 경과와 발생 추정 원인 등에 대해 보고 받았다"며 "범죄 피해자 보호와 관련해 수사 과정에서 어떠한 문제가 있었고 권고안에서 어떤 점을 반영할 수 있는지 등을 살폈다"고 말했다.
끝으로 위원회는 "이번 권고를 통해 범죄피해자 보호정책을 피해자가 자신의 사건에서 권리를 실질적으로 행사하고 형사사법절차에 참여하는 권리의 주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찰청은 권고사항의 세부 이행계획과 추진 일정을 마련해 위원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추가 심의·검토 중인 다른 안건들에 대해서도 권고안이 마련되는 대로 적극 수용하고 신속히 이행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경찰 수사체계 개편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위원회와 적극 소통·협력하며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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