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호르무즈 통행료 20%"…가전 '물류비', 반도체 '헬륨·나프타' 공급 비상

기사등록 2026/07/14 16:54:04

트럼프 "해협 통행 화물에 20% 보호료 부과"

해상운임 상승 전망에…가전, 물류비 부담 우려

반도체 핵심 원료 공급망 리스크 재차 떠올라

[반다르아바스=AP/뉴시스] 지난 6월30일(현지시간) 이란 반다르아바스 앞 호르무즈 해협에서 화물선 한 척이 정박해 있는 가운데 사람들이 얕은 물에 서 있다. 2026.07.09.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 성격의 보호비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전자업계에 다시 긴장감이 돌고 있다.

이번 조치로 글로벌 해상 운임이 증가하면 국내 가전 기업들은 물류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핵심 원료 상당 부분을 중동 지역에 의존하는 반도체 업계도 공급망 불확실성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대(對)이란 해상봉쇄 작전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란과 충돌이 격화되면서 지난달 중단했던 봉쇄작전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책임지는 대신, 관련 비용을 징수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선박에 통행료 또는 보호료 명목으로 화물에 20% 비용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지난달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 이후 국내 전자업계에서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로 비용 부담 완화, 공급망 정상화, 중동 시장 회복 등에 대한 기대감이 나왔다.

하지만 최근 양국 간 긴장이 재차 고조되면서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대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 화물에 대한 운송 운임 20% 부과가 현실화하면, 글로벌 해상 운임과 해상 보험료 등이 인상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라, 해상 운임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

해상 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4월24일 1875.26에서 7월3일 3326.87까지 10주 연속 상승했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 격화로 이 지수는 앞으로 더 올라갈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기업들은 더 많은 물류비를 지출할 것으로 보인다.

가전 기업들은 부피가 큰 가전과 TV를 목적지까지 선박으로 운송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 만큼, 해상 운임 변동에 따라 물류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시장 수출 비중이 클수록 해상운임 상승의 영향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SCFI가 크게 오르는 것을 감안하면 올 3분기나 4분기 실적에 비용으로 반영될 전망이다.

양사는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익성 방어를 위해 각종 비용 절감에 나서는 상황이다.

중동 시장의 소비 심리가 다시 얼어붙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주요국은 프리미엄 TV와 대형·빌트인 가전 수요가 있는 시장으로 꼽힌다.
[서울=뉴시스]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에서 중동·아프리카의 주요 거래선을 대상으로 열린 'LG 이노페스트' 참석자들이 AI 기반의 압도적인 성능과 직관적인 사용성, 세련된 디자인이 강점인 초(超)프리미엄 ‘LG 시그니처(LG SIGNATURE)’의 대용량 세탁기·건조기를 보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2026.02.08.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공급망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

국내 반도체 업계는 공정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헬륨과 나프타 등 핵심 원료들의 중동 의존도가 높다.

냉각재로 쓰이는 헬륨은 국내 수입의 약 65%가 카타르에 집중됐다. 원유를 정제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나프타도 중동에서 상당량을 수입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급망 다변화를 위해 중동 이외 지역의 핵심 원료 수입 비중을 꾸준히 늘려왔고 안전 재고를 확보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쟁이 장기화하게 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중장기 핵심 원료 수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전쟁이 1년 이상 이어지면 원료 수급 부족에 반도체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급망을 다변화 중이지만, 중동 리스크가 몇개월 더 지속되면 원료 수급 차질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