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빌딩 감평가' 증여세 분쟁서 당국 패소…法 "시가와 괴리"

기사등록 2026/07/08 06:00:00 최종수정 2026/07/08 07:37:05

성남 토지·7층 건물 분쟁서 증여세 취소 판결 확정

당국 산정 감정가 62억…증여 시점 '3개월 후' 기준

대법 "가격 변동 특별한 사정 없다고 보기 어려워"

[서울=뉴시스] 이른바 '꼬마 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 사업과 관련한 증여세 분쟁에서 과세당국이 최종 패소한 사례가 나왔다. 증여세를 산정하기 위해 당국이 감정평가를 할 순 있어도 감정가가 시가와 괴리돼 있어 결과적으로 증여세가 부풀려졌다고 볼 수 있다는 취지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그래픽. (사진=뉴시스DB). 2026.07.08.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이른바 '꼬마 빌딩' 등 비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감정평가 사업과 관련한 증여세 분쟁에서 과세당국이 최종 패소한 사례가 나왔다. 증여세를 산정하기 위해 당국이 감정평가를 할 순 있어도 감정가가 시가와 괴리돼 결과적으로 증여세가 부풀려졌다고 볼 수 있다는 취지다.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최근 A씨와 C씨 부부가 양천세무서장과 삼성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본 원심을 수긍해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이른바 '꼬마빌딩 감정평가 사업'은 국세청이 2020년 편법 증여를 막겠다며 도입한 것으로, 비주거용 부동산의 상속·증여세를 정할 때 감정평가를 거쳐 산정된 감정가를 기준으로 잡는 것을 골자로 한다.

상속·증여세는 원칙적으로 상속이 개시될 당시의 시가를 기준으로 책정하는데, 꼬마빌딩과 같은 비주거용 부동산은 매물과 거래량이 적어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워 감정가를 따로 산정하겠다는 취지다. 둘 이상의 감정기관에 평가를 맡겨 기준가를 산출한다.

앞서 대법원은 4월 30일 국세청의 이런 방식이 적법하다는 판례를 내놓았다. 이번 사건의 A씨와 C씨 부부도 이 사업 자체가 위법하다고 주장했으나, 2심과 대법원은 모두 적법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법원은 이 사건 감정가액이 증여 당시 다툼이 된 부동산의 객관적인 교환가치(시가 등)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았다는 취지에서 증여세를 취소했다.

A씨와 C씨는 2019년 7월 부모로부터 쟁점이 된 토지와 건물을 증여받았고, 같은 해 12월 스스로 감정가를 39억5188만원으로 책정해 증여세를 냈다.

서울지방국세청은 2020년 4월 기관 2곳에 감정평가를 맡겼는데, 당국이 인용한 토지와 건물에 대한 감정가는 평균치인 61억9108만원이었다. A씨와 C씨 부부가 처음 제출한 것보다 1.57배 더 높았다.

이에 과세관청은 증여세 6억4383만원을 부과했다.

법원에서 문제가 된 대목은 과세당국의 감정평가 기준일이다. 당국은 기준일을 증여 3개월 후인 2019년 10월로 정해 감정가를 책정했다. 상증세법 시행령상 땅값이 오르지 않는 등 '가격 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면 감정가를 받아들일 여지가 있지만, 그러기 어렵다고 법원은 판단했다.

1심은 "(당국의) 감정가액은 증여 3개월이 지난 시점의 가액일 뿐"이라며 "시점 수정치를 3개월 뒤로 변경해 가액을 쉽게 산정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2심은 과세당국 측 요청으로 감정평가를 맡았던 기관 2곳에 기준 시점을 증여일 기준으로 다시 잡아 토지 가격을 매겨달라고 했는데, 증여세 산정 기준이 됐던 가액보다 1억원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심은 이를 지적하며 "(과세 기준이 된 감정가는) 증여 당시 부동산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제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고, 가격 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은 "가격 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을 것이라는 요건은 감정가액평가서 작성일까지의 기간에 대해서도 충족돼야 할 것"이라면서도 "시가로 인정할 수 없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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