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세 낼 바엔 집 산다"…2030 몰리자 서울 중저가 '귀한 몸'

기사등록 2026/07/08 06:00:00 최종수정 2026/07/08 07:55:36

집값·전셋값 동반 상승·전세의 월세화 가속…임대 수요 매매로 전환

패닉바잉 재현…30대 서울 아파트 매수 거래 비중 41% 역대 최대치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7일 서울 노원구의 한 부동산 중개 업소에 매물 광고가 게시돼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다섯째 주(3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0.27%), 성북구(0.27%), 관악구(0.26%), 노원구(0.24%), 구로구(0.24%) 등 중저가 단지가 많은 외곽지역에서 0.2%대 상승률을 기록하며 서울 집값 상승을 견인했다. 전세 매물 부족으로 전셋값이 지속적으로 오르면서 세입자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진 데다, 다주택자 매물이 나오며 기존 호가보다 낮은 급매물이 등장하자 내 집 마련에 나선 실수요자들이 서울 외곽지역으로 몰리며 집값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6.04.07.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서울에서 중저가 아파트가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패닉바잉(공황구매)'이 확산한 데다, 상대적으로 규제 영향이 적은 가격대에 주택 매수세가 집중된 영향이다.

집값과 전셋값이 동반 상승하는 데다, 전월세 매물까지 급감하면서 매수 심리도 빠르게 살아나고 있다. 특히 전세 물량 감소와 월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주거비 부담이 커지자 임차 대신 매수를 선택하는 실수요자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높은 임대료를 내느니 차라리 늦기 전에 내 집을 마련하겠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더욱 강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에도 전세시장 불안과 공급 부족 우려가 이어지면서 2030세대를 중심으로 중저가 주택 매수세가 빠르게 유입되고 있다.

올해 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30대의 매수 건수와 비중은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파트를 넘어 연립·다세대주택까지 2030세대의 매수세가 확산하는 모습이다. 집값과 전월세 가격이 동시에 오르며 주거비 부담이 커진 가운데 30대의 구매력이 맞물리면서 수도권 집값의 추가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5월 30대의 서울 아파트 매수 건수는 1만4103건으로 전체 거래의 40.9%를 차지했다.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2019년 이후 건수와 비중 모두 최고치다. 같은 기간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2020년(1만1414건)보다 약 24% 늘어난 수준이다. 30대 매수 비중은 올해 4월 45.9%까지 치솟으며 종전 최고치였던 2021년 1월(40.2%)을 크게 웃돌았다.

30대의 매수세는 수도권 전역은 물론 비아파트 시장으로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올해 1~5월 경기도 아파트 매수 건수는 2만7351건으로 전년 동기보다 52.9% 급증했다. 전세사기 여파 등으로 장기간 침체됐던 서울 연립·다세대 거래도 2022년 5월 이후 처음으로 5000건대를 회복했다. 이 과정에서 30대가 거래 회복을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같은 기간 30대의 서울 비아파트 매수 비중은 24.6%로 1년 전보다 6%p 상승했다. 20대까지 포함한 2030세대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2030세대의 매수세가 서울 외곽과 수도권 일부 지역으로 몰리면서 노원·도봉·강북구(노도강)와 금천·관악·구로구(금관구) 등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지역의 집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은 7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6월 다섯째 주(6월 2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보다 0.27% 올랐다.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서울 외곽지역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자치구별로는 도봉구(0.37%), 동대문구(0.36%), 성북구(0.36%), 구로구(0.35%), 노원구(0.33%), 중랑구(0.32%) 등의 상승폭이 두드러졌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추진 단지와 선호도가 높은 역세권, 대단지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이어지는 가운데 매수 문의가 꾸준히 증가하며 상승 거래가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부 단지에서는 신고가 거래도 잇따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중랑구 신내동 '신내역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3일 10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성북구 길음동 '길음뉴타운9단지래미안'(전용면적 84㎡)도 지난달 12일 14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1년 전 11억원대 중후반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단기간에 큰 폭으로 오른 셈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외곽지역의 집값 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이 장기화하면서 전세시장에 머물던 실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최근 전세 매물 부족과 전셋값 상승이 장기화되면서 전세시장에 머물던 실수요자들이 매매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며 "특히 서울 핵심 지역은 가격 부담이 여전히 높은 만큼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외곽 지역으로 수요가 확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주택 매수 수요 증가는 당분간 서울 외곽지역의 집값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금리와 공급 여건, 정부 정책 변화에 따라 상승 폭은 지역별로 차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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