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연쇄 강진에 최소 32명 사망…국가비상사태 선포(종합2보)

기사등록 2026/06/25 15:03:35 최종수정 2026/06/25 17:22:23

'7.2 지진' 직후 '7.5 지진' 연쇄 발생

최대 피해지역 포함시 사상자 늘듯

트럼프 "全 기관에 신속 지원 지시"

[카라카스=AP/뉴시스]베네수엘라 북부에서 두 차례 연속 강진이 발생해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700명이 다친 것으로 중간 파악됐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6.06.25.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베네수엘라 북부에서 두 차례 연속 강진이 발생해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700명이 다친 것으로 중간 파악됐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구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4분께(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산펠리페 동북쪽 24㎞ 지점, 카리브해 연안의 모론 인근에서 규모 7.2의 지진이 발생했다. 약 39초 후인 6시5분 베네수엘라 야라쿠이주 유마레 남동쪽 23㎞ 지점에서 규모 7.5의 지진이 추가 발생했다.

현대적 지진 계측 시작 이후 기준, 규모 7.5 지진은 1900년 10월29일 발생했던 규모 7.7 지진 이후 126년 만의 최고 강도다. 1900년 지진 때는 21명이 사망하고 5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카라카스에서는 1967년 규모 6.3 지진으로 200여명이 사망한 적이 있는데, 카라카스 주민 마누엘 게바라 바로는 CNN에 "그 지진도 경험했지만 오늘과는 비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번 지진의 충격파가 훨씬 컸다는 것이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대통령은 지진 발생 약 7시간 만인 25일 오전 1시께 "지진으로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700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중앙정부 차원의 최초 집계다.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은 "건물 수십채가 무너졌고, 우리는 신이 허락한 생명을 구하는 고된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며 "라과이라주는 재난 지역으로 변했다"고 했다.

사상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에 따르면 이번 발표는 최대 피해가 집중된 라과이라주 상황이 반영되지 않은 집계다.

다만 가디언이 로이터통신을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베네수엘라 경제 핵심인 석유 기반시설은 별다른 피해를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은 전날 오후 9시50분께 첫 담화를 통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총력 대응을 강조했다. 지하철·철도 운행이 중단되고 볼리바르 국제공항 등 주요 공항이 폐쇄됐다. 학교 수업도 중단됐다.
[카라카스=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강진이 발생한 후 구조대가 무너진 건물 잔해를 수색하고 있다. 2026.06.25.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은 국민을 향해 "침착함을 유지해줄 것과 단결할 것을 촉구한다. 의사, 간호사 및 기타 의료 종사자는 근무지로 향해달라"고 전했다.

국제사회도 지원에 나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기꺼이 지원할 준비가 돼 있고 의지와 능력도 있다"며 "정부 모든 기관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 발표 전 제러미 르윈 국무부 해외원조 담당 차관은 "베네수엘라 임시정부 파트너들과 협력해 가장 중요한 초기 며칠간 수색 구조팀, 의료 및 인도주의적 물품, 기타 자원을 보낼 것"이라고 했다.

엘살바도르·멕시코·브라질·볼리비아·코스타리카·칠레·에콰도르·파나마 등 대다수 중남미 국가들은 미국에 앞서서 베네수엘라 연대 및 지원 의사를 밝혔다.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은 25일 담화에서 "미국·도미니카공화국·엘살바도르·멕시코·카타르에서 수시간 내에 구조팀이 도착하기 시작할 것이며, 중국·브라질 등도 지원을 제안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미국 뉴욕 교정시설에 수감 중인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도 "베네수엘라는 지금껏 수많은 시련을 극복해왔으며, 이 일 역시 믿음과 규율, 연대로 이겨낼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카라카스 등지에서 생존자 구조 작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다만 자정을 넘긴 늦은 시간인 만큼 구조 작업이 여의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가 집중된 카라카스 차카오 자치구에는 구조 인력 500여명이 투입됐는데, 구 당국에 따르면 24일 기준 18명이 구조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USGS는 지진 발생 직후 "인명 피해와 광범위한 재산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대 10만명이 사망했을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카라카스=AP/뉴시스] 24일(현지 시간)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강진이 발생한 후 구조대원들이 부상자를 구조해 옮기고 있다. 2026.06.25.

미국 쓰나미경보센터는 지진 발생 직후 "진앙으로부터 300㎞ 이내 해안에 쓰나미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푸에르토리코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쓰나미 경보를 발령했다.

다만 기상 당국은 약 1시간 만에 경보를 해제하고 쓰나미 위험성이 해소됐다고 밝혔다. 이에 USGS가 최초 언급한 수준의 인명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 정부에 따르면 2회 연속 강진이 발생한 이후에도 20여 차례 여진이 이어졌다. 당국은 여진 추가 발생 위험성이 있다고 보고 시민들에게 실외 대기를 권고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ks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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