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민경 장관, 정부 출범 1주년 맞아 기자간담회
"성평등부 존재 이유? 성평등 아직 실현 안 됐다"
"젠더폭력 대응 등 관계부처 협력 수위 높아져"
촉법소년 권고안 보고 지연…"국무회의 안건 많아"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였던 '여성가족부 폐지'와 관련해 "굉장히 큰 모욕감을 느꼈었다"며 "성평등부로 개편된 뒤 부처 협력이 활발해진 데서 가장 큰 변화를 느낀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부 출범 1주년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여가부 폐지를 추진하며 사실상 조직 운영을 축소했다. 그러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1년 7개월간 공석이던 장관 후보자에 원 장관을 지명했고, 정부는 지난해 10월 1일 기존 여가부를 성평등가족부로 확대 개편했다.
원 장관은 "부처 밖에 있었던 저로서는 여가부 폐지 논의가 나왔을 때 굉장히 큰 모욕감을 느꼈다"며 "사실 이것이 제가 장관 지명을 받고 거부할 수 없었던 이유이기도 했다"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저는 성평등하지 않은 사회에서 여성과 남성이 공존할 수 없고 사회도 지속가능하지 않다고 생각해왔다"며 "우리 사회가 성평등해졌다는 데에도 동의할 수 없었다. 그것이 지금 성평등부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라고 강조했다.
원 장관은 지난 1년간 가장 큰 변화로 정부 내 성평등 정책 협력 수위가 높아진 점을 꼽았다.
그는 "과거에는 성평등 이슈를 입에 올릴 수 없었던 시절이 있었고, 정부 부처내에서조차 성평등이나 여성인권을 이야기 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지난 1년간은 성평등부가 추진하고자 한 과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부 안에서 목소리를 냈고, 그에 대한 협력 과제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젠더폭력 대응과 관련해 "성평등부가 피해자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관계부처에 협조를 요청했을 때 정부 안에서 협력 수위가 과거 정부 대비 매우 높아졌다"며 "법무부는 젠더폭력 관련 입법 과제에 대한 현장·단체 의견을 듣는 과정에서 성평등부도 함께 참여하면 좋겠다고 요청하기도 했다"고 했다.
다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성평등부는 정부 출범 2년차 핵심 과제로 성평등 거버넌스 강화, 젠더폭력 대응, 돌봄 국가책임 확대, 위기청소년 지원, 성별 임금격차 개선 등을 제시했다.
우선 양성평등위원회의 컨트롤타워 기능을 실질화하고 성평등 전담부서를 전 부처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원 장관은 "성평등정책담당관 전 부처 확대 개편과 관련해 수요조사를 했을 때 정부 주요 부처 대부분이 각 부처 내 성평등 정책 담당관이 필요하다는 수요를 제출했다"며 "현재 행정안전부, 기획재정부와 구체적인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젠더폭력 대응과 관련해서도 스토킹 가해자에 대한 선제 대응과 피해자 보호체계 강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원 장관은 "스토킹, 교제폭력 등 친밀관계 폭력에 대해 보다 체계적인 대응 방안을 마련하고, 디지털 성범죄에 대해서도 범정부 협력을 기반으로 대응 실효성을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성별 임금격차를 공개하는 '고용평등공시제'의 법제화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국회에는 2027년 3월 시행을 목표로 한 고용평등공시제 법안이 발의돼 있다.
그는 "경영계와 노동계가 모두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고용에 있어서의 성평등을 이루는 첫 번째 단추가 될 것"이라며 "고용평등한 조직은 지속가능하고 발전 가능하다는 것이 많은 국가 사례로 증명되고 있는 만큼, 그 효과를 국민들에게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성평등부는 이 대통령 지시로 현행 14세 미만인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기준 하향을 논의하기 위한 사회적 공론화를 진행한 바 있다. 협의체 활동은 4월 말 종료됐지만, 최종 권고안은 아직 국무회의에 보고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원 장관은 "촉법소년 연령 하향 논의가 국무회의에서 먼저 제기됐고, 국무회의에서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며 "안건이 많아 먼저 진행하기로 한 안건에 밀려 아직 보고가 되지 않고 있다. 보고되는 대로 정부의 입장과 제도 개선안을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중요한 문제에 대해 우리 사회가 변죽만 울리고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민, 언론, 전문가가 함께 논의하는 첫 단계를 밟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정부가 최소한 해야 될 일은 해나가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해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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