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표 던지자"…삼성전자 비메모리·완제품 직원들, 성과급 투표 부결 세력 '조직화'

기사등록 2026/05/22 10:35:39 최종수정 2026/05/22 11:15:23

SNS상 '부결 및 재협상 모임' 조직…반대 세력 결집

비메모리 직원 "무조건 부결해야" 반대표 독려

DX도 수백명 반대의견 모아…"상대적 박탈감 느껴"

투표기간 중 사업부 간 '여론전' 격화

[평택=뉴시스] 김근수 기자 = 삼성전자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후 경기 평택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앞에서 열린 투쟁결의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04.23. ks@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삼성전자 노조가 22일부터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에 돌입하는 가운데, 비메모리 사업부 및 완제품(DX)부문 조합원들은 합의안을 부결시키기 위한 세력을 조직하고 있다.

메모리사업부 중심으로 보상이 집중됐다는 불만이 커지면서, 이들은 "반대표를 던지자"며 투표권이 있는 조합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찬반투표가 6일 간 진행되는 만큼, 투표 기간 중 조합원들 간 여론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초기업노조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이날 오후부터 오는 27일 오전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2026년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전자투표 방식으로 진행되며, 참여 조합원의 과반이 찬성표를 던져야 잠정 합의안이 법적 효력을 가진다.

투표 개시를 앞두고 반도체(DS)부문의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및 DX부문의 조합원들은 자발적으로 반대 여론 결집에 나서고 있다.

최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잠정 합의안 부결을 위한 단체 대화방이 개설됐다.

이 대화방은 '부결 및 재협상 추진 모임'이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현재 700명이 넘는 인원이 참여 중이다.

참여 인원 대부분은 자신들을 비메모리 사업부 직원이라고 밝혔는데, 이들은 "무조건 부결시켜야 한다", "주변 조합원들에게 반대표를 독려하자", "이번에 못 막으면 메무리 중심 구조가 고착된다" 등의 글을 올리고 있다.

'2억에 눈이 멀면 안 된다. 부결시키면 우리도 10억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글도 공유되고 있다.

이 모임의 관리자는 긴급 공지를 통해 "적자 사업부 60% 패널티 독소조항만큼은 무조건 삭제하고 재협상해야 한다"며 "유일한 방법은 압도적인 부결 뿐이며, 투표창이 열리면 반드시 반대를 눌러 달라"고 전했다.

노사가 합의한 'DS 특별경영성과급'과 '초과이익성과급(OPI)'을 더하면 메모리사업부 직원들은 올해 최대 6억원을 받는다. 하지만 비메모리 사업부에 대한 보상은 1억6000만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노사는 DS 특별경영성과급 재원을 부문 40%, 사업부 60%로 나눴는데, 적자 사업부는 공통 지급률의 60%만 받기로 했다. 장기간 적자를 내고 있는 비메모리 사업부 직원들은 이 부분에서 가장 크게 반발하고 있다.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이 20일 오후 경기 수원시 장안구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사교섭 결과 브리핑에서 합의안에 서명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photo@newsis.com
DX부문 조합원들 중심으로도 잠정 합의안 반대 세력이 결집되고 있다.

현재 DX부문 조합원 300여명이 모여 반대표를 던지자는 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DX부문 조합원은 "더 많은 DX 직원들을 규합해 이번 합의안을 부결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DX부문 직원들 사이에서는 이번 합의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반응이 확산하고 있다. 직무의 중요도 및 기여도 등이 전혀 반영되지 않아 근로 의욕이 떨어지고, '상대적 박탈감'까지 느낀다는 목소리가 들린다.

DX부문 직원들은 익명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DX 박사가 DS 고졸보다 100분의 1 적은 보상을 받는 게 정당한 것이냐"는 내용의 글을 올리고 있다.

DX부문의 직원이 이번 합의를 통해 받을 수 있는 보상은 600만원에 불과하다. 메모리사업부와 비교하면 보상 규모가 100배 차이 나는 것이다.

전삼노 및 동행노조의 DX부문 조합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잠정 합의안에 대한 DX부문의 입장을 발표한다.

이들은 "사측과 초기업노조는 DX 직원들의 목소리를 철저히 배제했다"며 "성과급의 전사 공통 재원 지급분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투표 기간은 엿새로 짧지 않은 만큼, 이 기간 동안 비메모리 및 DX부문 조합원들은 부결을 위한 여론 몰이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조합원 수로 따지면 메모리사업부가 가장 많아 현재로서는 찬성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점쳐지지만, 비메모리 및 DX부문이 세를 규합할 경우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투표를 놓고 사업부 간 의견 차이가 매우 클 것으로 본다"며 "잠정 합의안이 최종 가결되어도 직원들 사이에서는 불만이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jy5223@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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