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反무기화 기금, 수정헌법 14조 위반"
법무부 "前 정권 반대측 탄압이 불법"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부당 수사 등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지원하겠다는 명목으로 조성한 17억7600만 달러(약 2조6800억원) 규모 '반(反)무기화 기금(Anti-Weaponization Fund)'에 대한 반발이 쏟아지고 있다.
무기화란 민주당 정권이 법무부를 자신을 공격하는 무기로 썼다는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표현으로, 반무기화 기금은 사실상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 수사를 받거나 처벌받은 자신의 지지층에 대한 배상 자금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2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2021년 1월6일 벌어진 의회 폭동 현장에서 근무했던 전현직 경찰관 해리 던과 대니얼 호지스는 워싱턴DC 연방법원에 반무기화 기금의 위헌성을 다투는 소송을 제기했다.
1·6 의회 폭동은 2020년 대선에서 당선된 바이든 당시 민주당 대통령후보의 의회 인증을 막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 등 1만5000여명이 의회 의사당에 진입해 난동을 부린 사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직후 이 사건으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은 1500여명을 사면하고 진행 중인 공소를 중지시켰다.
보도에 따르면 원고 측은 소장에서 "해당 기금으로 지급되는 돈이 폭도, 준군사조직 및 그 지지자들의 폭력적 활동을 직접 지원할 수 있다"며 반무기화 기금이 '미국에 대한 반란이나 폭동을 지원하기 위해 발생한 채무나 의무를 연방이나 주정부가 부담할 수 없다'는 수정헌법 제14조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원고 측 변호인단은 "던과 호지스는 1월6일 물러서지 않고 민주주의와 법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버텼다"며 "이번 소송도 같은 목적(법치 수호)을 위해 제기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에는 폭동 사건을 수사했던 전직 연방검사들이 다수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행정부 설명에 따르면 법무장관이 지명하는 4명, 의회 추천으로 선정하는 1명으로 구성되는 5인 위원회가 피해 사례를 접수받아 독립적으로 지급 여부를 심사한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무기화 피해자 누구라도 신청할 수 있다. 공화당원이나 바이든 행정부 사례에 한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1월6일(의회 폭동)에 한정된 것이 아니다"고도 강조했는데, 워싱턴포스트(WP)는 "1·6 피고인들은 이것을 긍정적 신호로 평가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들을 변호해온 마크 맥클로스키 변호사도 "그들은 이번 절차(보상 신청)가 삶을 다시 시작할 기회를 줄 것이라고 희망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포괄적으로 힘을 실었다. 그는 20일 "그들이 낸 법률 비용과 각종 손실에 대해 보상하는 것"이라며 "이것은 그들이 잃은 것에 비하면 푼돈에 불과하다. 많은 사람들의 삶이 파괴됐다"고 말했다.
법무부는 이번 소송에 대해 "현재 불법적이고 부패한 것은 전임 행정부들이 반대되는 정치성향을 가진 이들에게 보복하기 위해 연방 자원을 노골적으로 무기화한 것뿐"이라는 입장을 대변인 명의로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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