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부원장보, 거래소 상임이사 선임
경실련, 21일 감사원에 공익 감사 청구
"관피아 관행, 공직 윤리의 실패" 지적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금융감독원(금감원) 고위직 출신 인사가 9년간 한국거래소 핵심 보직에 선임되는 등 관피아 문제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관피아는 관료와 마피아의 합성어로, 고위 공직자가 퇴직 후 재직 시절의 영향력을 이용해 관련 기관·민간기업에 재취업하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21일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의 한국거래소 상임이사 선임에 대한 감사원 공익 감사를 청구했다.
이번 기자회견은 지난 13일 한국거래소 임시주주총회에서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 인사가 파생상품시장본부장으로 선임된 데 따른 것이다.
이는 지난 9년 동안 반복돼 온 관행이다. 경실련에 따르면 2016년 금감원 부원장보 출신 인사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에 선임된 이후 2019년, 2023년에 이어 올해 또 피감독 기관의 주요 보직을 맡았다.
방효창 경실련 정책위원장은 이날 회견에서 "경실련은 그간 관피아 문제를 지속적으로 조사하고, 제도 개선을 요구해왔다"며 "한국거래소 파생상품본부장 인사 문제도 그 연장선"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거래소는 자본시장의 핵심 인프라 기관이고, 금감원은 한국거래소를 검사하고 감독할 수 있는 기관"이라며 "이번 인사는 개별 인사의 문제가 아니라 감독 기관과 피감독 기관 사이에 반복적인 인사 통로가 만들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을 비롯한 금융감독기관 출신의 재취업 문턱이 낮은 점도 문제로 꼽혔다.
앞서 경실련이 지난해 경제 관련 8개 부처의 '퇴직 공직자 재취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 전체 취업 심사 대상자 519건 중 489건이 취업 가능 또는 취업 승인을 받아 평균 승인율 94.2%를 기록했다. 금감원 출신의 승인율 역시 89.9%로 높았다. 사실상 대부분 통과된 셈이다.
방 정책위원장은 "감독 기관에서 쌓은 경력이 피감독 기관으로 가는 통행증이 돼서는 안 된다"며 "공직자가 재직 중 얻은 정보와 영향력이 퇴직 후 특정 기관의 방패막이로 쓰인다면 그것은 공직 윤리의 실패"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피아는 관행이라는 말로 덮을 수 없다. 반복된 관행은 제도의 실패"라며 "퇴직 공직자 재취업 심사가 바뀔 때까지 감시와 문제 제기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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