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극적타결에…재계 "최악 피했다" 안도 속 '영업익 N% 성과급' 뉴노멀화 우려

기사등록 2026/05/21 14:50:22 최종수정 2026/05/21 15:54:24

재계, "합의는 다행"이지만 '성과급 확보' 나쁜 선례 우려

대통령실·전문가 "영업이익 배분, 사회적 논의 필요"

[수원=뉴시스] 김종택기자 =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한에 서명한 후 손을 맞잡고 있다. (공동취재) 2026.05.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삼성전자가 전면 파업 직전 노사 간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며 반도체 공급망 붕괴라는 최악의 위기는 모면했다.

재계는 이번 합의가 산업 현장에 '파업을 하면 성과급을 더 받아낼 수 있다'는 선례를 남겼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번 사례가 반도체 업계를 넘어, 타 산업군으로 과도한 성과급 요구가 번지는 '도미노 현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다는 경계심이 높다.

21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 수원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진행된 자율 교섭에서 삼성전자 노사는 사업성과의 10.5%를 재원으로 한 특별성과급 지급 등을 담은 잠정 합의안을 도출했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 단체들은 파업 위기 해소에 안도하며 노사의 결단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대한상의는 "대화로 합의에 이른 것은 다행"이라며 노사 관계의 신뢰 회복을 주문했고, 한경협 역시 "산업 현장의 불필요한 혼란을 방지했다"고 평가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의 성과급 합의가 업계 전반의 임금 지형을 흔들 수 있다는 경계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운용해 온 SK하이닉스에 이어 삼성전자 노조의 투쟁으로 10.5% 합의안까지 끌어내면서 업계의 성과급 요구도 커세질 것이란 경계다.

전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입장문을 통해 "최악의 상황을 피하고 합의안을 도출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이번 사례가 노동계의 과도한 성과급 요구로 변질될까 우려를 표했다.

경총은 "이번 합의는 삼성전자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며 "노동계가 이를 일반화해 과도한 성과급 요구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켜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재계 내부에서는 파업이라는 극단적 수단이 성과급 확보로 이어질 경우 기업들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고 신규 채용 축소나 투자 위축 등 경영상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한 재계 관계자는 "파업이 극단으로 가지 않고 마무리된 것은 고무적"이라면서도 "반도체라는 삼성전자의 특수한 상황을 일반화 시켜 과도한 요구를 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타 기업들과 형평성 문제도 제기됐다. 이 관계자는 "다른 업체는 충분히 박탈감이 들 수 있다"면서 "과도한 요구가 이어지면 노동 시장 이중 구도를 형성할 수도 있다"고 봤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파업이라는 극단적 방법이 결국 통했다는 나쁜 선례가 남았고, 이는 향후 임금 및 보상 체계의 틀 자체를 흔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통령실도 이번 사태가 가져올 사회적 파장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최근 삼성의 경영 성과를 둘러싼 문제는 노사 간 문제를 넘어 사회적 논쟁의 부분도 상당히 크고 갈등이 굉장히 심하다"고 언급했다.

그러먼셔 "이 갈등이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정부는 노사의 협상이 합리적 방향으로 조정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노조의 영업이익 성과급 제도화 요구가 과하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해서는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의 차이를 분명히 했다"며 "이 부분은 사회적으로 좀 더 검토되고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영업이익의 배분은 본래 경영 전략적 판단 영역"이라며, 이를 파업의 무기로 삼아 교섭 대상으로 만든 이번 합의 관행이 향후 우리 경제에 남길 숙제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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