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중국, 이란-미국 협상 중재 핵심 역할"…'中 중재' 첫 공식언급

기사등록 2026/05/21 11:59:50 최종수정 2026/05/21 12:58:24

美, 사우디·UAE등 '친미 걸프국' 앞세워

이란, 주권 존중 등 '시진핑 4원칙' 지지

[베이징=신화/뉴시스] 이란 외교당국이 미국과의 평화 협상을 중국이 중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중국을 중재국으로 지칭한 것은 최초다. 중재 전선에 친(親)미국 성향 걸프국을 내세우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사진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지난 6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 전 악수하는 모습. 2026.05.21.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이란 외교당국이 미국과의 평화 협상을 중국이 중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이 중국을 중재국으로 지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재 전선에 친(親)미국 성향 걸프국을 내세우는 미국을 견제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테헤란타임스에 따르면 압돌레자 라흐마니 파즐리 주(駐)중국 이란대사는 20일(현지 시간) 이란 ISNA통신 인터뷰에서 "정치적 해결과 역내 안정을 지지해온 중국은 이슬라마바드에서 진행 중인 이란과 미국간의 협상 중재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은 전통적으로 대립과 일방적 압박에 반대하며 군사적 긴장보다는 외교를 우선하는 접근을 취한다"며 "현재 중재 과정은 이란, 파키스탄, 중국간 협력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란 반(半)관영 메흐르통신은 이에 대해 "중국이 물밑에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이란이 처음으로 명확하게 인정했다"며 "중국이 중재 참여국으로 공개 언급된 적은 없었다"고 짚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최근 물밑 협상 국면에서 파키스탄보다는 이란과 각을 세우고 있는 걸프 국가들을 내세우는 기류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 걸프국 요청을 고려해 이란 공격을 보류한다고 발표하면서 "주로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바레인 등이 이란과 협상하도록 하고 있다. 물론 이스라엘도 훌륭한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미국이 파키스탄보다는 카타르를 통한 협상 타진을 선호한다는 해석까지 나오는 가운데, 이란도 파키스탄과 중국을 끌어들여 자국 측 우군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도 오는 23일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을 만날 계획이다.

파즐리 대사는 "중국은 원칙적으로 국제 해로에서 미국이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을 반기지 않으며, 항상 해운 안보와 역내 안정 유지 필요성을 강조해왔다"고 했다.

이어 "중국은 국제법을 어기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내 합의 없이 무력을 사용하는 데 반대하며, 현재 서아시아의 장기 불안정이 세계 지정학적 경쟁을 심화시키고 국제 공급망을 교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20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일방적 패권의 물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말해 사실상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를 직접 겨눴다. 이어 "중동에서의 완전한 전투 중단을 촉구하며, 전투가 재개된다면 용납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달에도 '평화로운 공존', '역내 국가 주권·영토·안보 존중', '국제법 준수', '안보와 개발의 균형'의 4개항을 이란 문제 관련 중국 입장으로 세웠다. 시 주석은 당시 "국제법 기준이 선택적으로 적용되거나 무시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란은 "이란의 원칙과 일치한다"며 환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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