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아 시절 식단 기억, 출생 후 음식 선호도에 영향" 英 연구

기사등록 2026/05/15 20:48:31 최종수정 2026/05/15 21:26:24
[서울=뉴시스] 영국 연구진이 임신 중 태아가 경험한 채소의 맛과 향이 출생 후 수년 뒤 음식 선호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유토이미지)

[서울=뉴시스]이기주 인턴 기자 = 아이들이 채소를 싫어하는 식습관은 태어나기 전부터 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임신 중 태아가 특정 채소의 맛과 향에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출생 후에도 해당 음식에 더 친숙함을 느끼고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영국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더럼대학교 나디아 라이슬랜드 교수 연구팀은 임신 중 특정 채소 맛에 노출된 태아가 태어난 뒤에도 해당 음식 향에 더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경향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발달 정신생물학(Developmental Psychobiology)'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임신부 일부에게는 케일 분말 캡슐을, 다른 일부에게는 당근 분말 캡슐을 제공한 뒤 태아와 아이들의 반응을 추적 관찰했다. 먼저 초음파를 통해 태아 상태에서 얼굴 반응을 살펴봤고, 출생 약 3주 후와 만 3세가 된 이후에도 동일한 반응을 확인했다.

그 결과 당근에 노출된 아이는 당근 향을 맡았을 때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케일 향에는 얼굴을 찌푸리는 경향을 보였다. 케일에 노출된 아이들 역시 케일 냄새에는 긍정적 반응을 나타냈지만 당근 냄새에는 그렇지 않았다. 연구진은 이 같은 패턴이 태아 시기부터 생후 3주, 만 3세 시점까지 일관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라이슬랜드 교수는 "아이들은 자궁 안에서 경험했던 채소를 여전히 더 선호했다"며 "임신 후기 특정 맛에 대한 노출이 장기간 지속되는 맛과 냄새 기억을 형성하고, 이후 음식 선호도를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동 연구자인 케임브리지대학교 베이자 우스툰-엘라얀 박사는 "임신 중 어머니 식단의 맛이 수년 후 아이들의 음식 반응을 조용히 형성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프랑스 국립과학연구원(CNRS)의 베누아스 샬 박사 역시 "태아는 임신한 어머니가 먹는 음식의 맛을 감지할 수 있으며, 이는 출생 후 선호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비교적 적은 수의 임산부와 아이를 대상으로 진행돼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라이슬랜드 교수는 "향후 더 큰 규모의 연구가 필요하다"면서 "더 건강한 인구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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