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발 잦은 다발골수종…생존율 예측 지표 나왔다

기사등록 2026/05/14 09:15:43 최종수정 2026/05/14 09:36:26

국내 연 2000명 발생·환자 70%가 65세 이상

다발골수종 1만7273명 대상…새 지표 개발

생존기간 3.6배…저위험군 6년·고위험군 1.7년

[서울=뉴시스] MM-CI 웹화면 캡처 이미지. (사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다발골수종은 악성림프종, 백혈병과 함께 대표적인 혈액암으로, 국내에서 매년 약 2000명 이상이 새롭게 진단된다. 고령 인구 증가로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뼈 침범으로 인한 골절, 빈혈, 신부전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는 난치성 질환이다.

최근 다양한 치료제 도입으로 생존율은 향상됐지만 재발이 잦고 치료 저항성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여전히 부담이 큰 질환으로 꼽힌다.
 
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팀이 다발골수종 환자의 동반질환을 반영해 생존율을 예측하는 새로운 지표 'MM-CI'를 개발하고,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과 일본의 실제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검증해 임상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높일것으로 기대된다.

14일 의료계에 따르면 박성수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 혈액내과 교수(공동교신저자), 최수인 가톨릭의대 약리학교실 교수(공동제1저자)는 다발골수종 환자의 동반질환을 정량적으로 평가해 생존율을 예측하는 '다발골수종 특이 동반질환 지수 (MM-CI)'를 개발하고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한국에서 개발한 모델은 스즈키(Kazuhito Suzuki) 일본 도쿄 지케이카이 의과대학 교수가 공동교신저자로 참여해 일본 임상 데이터를 활용한 검증을 진행했으며, 이를 통해 모델의 성능을 국제적으로 입증했다.

다발골수종은 골수의 형질세포가 악성 증식하는 혈액암으로, 전체 환자의 약 70%가 65세 이상 고령에서 발생한다. 고령 환자는 심부전, 뇌혈관질환, 간질환 등 다양한 동반질환을 함께 갖는 경우가 많아, 치료 강도를 결정할 때 이를 정밀하게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까지는 '찰슨 동반질환 지수(CCI)'와 국제골수종학회(IMWG) 허약도(frailty) 점수가 주요 평가 도구로 활용돼 왔다. 그러나 CCI는 다발골수종의 질환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IMWG 허약도 점수는 일상생활 수행능력 평가에 의존해 진단 시점의 급성 증상에 따라 환자를 실제보다 더 허약하게 분류할 수 있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를 활용해 2007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다발골수종 환자 1만7273명을 대상으로 MM-CI를 개발했으며, 한국(1473명)과 일본(314명)의 독립적인 실제 임상 코호트를 통해 외부 검증을 수행했다.

분석 결과, 한국 환자의 중위연령은 63세, 남성 비율은 53.7%였으며 주요 동반질환은 신장질환(22.4%), 당뇨병(17.1%), 뇌혈관질환(7.9%) 순으로 나타났다. 외부 코호트로 등록된 일본 환자는 중위연령 71세, 남성 비율 51%였으며, 말초혈관질환(40.4%), 당뇨병(18.8%), 악성종양(14.6%), 심부전(10.2%) 순으로 나타나 양국 간 동반질환 구성에 차이가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통계 분석을 통해 MM-CI의 구성 요소를 성별, 연령, 심부전, 뇌혈관질환, 간질환, 동반 악성종양 등 6개 변수로 확정하고, 가중치를 반영한 점수 체계를 통해 환자를 저위험, 중간위험-I, 중간위험-II, 고위험의 4개 군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저위험군의 중앙 생존기간은 약 72.5개월(약 6년)인 반면 고위험군은 20.3개월(약 1년 7개월)로 약 3.6배의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한국과 일본 검증 코호트에서도 일관되게 확인됐으며 MM-CI는 기존 평가 모델 대비 통계적으로 유의한 예측 정확도를 보였다. 또 고위험군의 사망 위험은 저위험군 대비 2.75배 높았고, 변수 보정 이후에도 독립적인 예후 인자로 확인됐다.

이번 연구는 고령 다발골수종 환자의 치료 전략 수립 시 동반질환을 반드시 고려해야 함을 입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MM-CI는 복잡한 검사 없이 의무기록 정보만으로 산출할 수 있어 1차 의료 현장에서도 쉽게 활용 가능하다. 점수가 높을수록 적극적인 지지 치료와 합병증 예방 관리가 필요하며, 치료 강도 조정은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해야 한다.

연구팀은 MM-CI를 R Shiny 기반 웹 애플리케이션으로 구현해 의료진과 환자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무료로 공개했다.

민창기 서울성모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다발골수종 환자의 상당수는 고령이며 여러 동반질환을 함께 가지고 있어 단순히 암의 병기만으로 치료 방향을 결정하기 어렵다"며 "MM-CI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도구로, 치료 강도 결정과 이식 적합성 평가에 객관적인 근거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성수 교수는 "논문결과를 바탕으로 개발한 모델을 현재 서울성모병원 혈액병원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하였다"며 "보다 과학적인 근거 아래 환자의 치료 강도를 조절하는 현실적인 도구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동반질환 평가 도구의 한계를 보완한 실제 진료 현장 적용형 위험도 평가 모델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국제학술지 '혈액암 저널'(Blood Cancer Journal)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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