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의회, '자국민 보호' 명분 해외 군사개입 허용 법안 통과

기사등록 2026/05/14 10:18:41

외국 정부·재판소 등 체포·박해 판단시 병력 파견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뉴시스DB)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러시아 의회가 해외에서 체포된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해외 침공을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키이우인디펜던트(KI) 등이 13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러시아 하원인 국가두마는 이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해외 군사 개입 권한을 부여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해당 법안은 러시아 국민이 외국 정부나 국제재판소 등에 의해 체포·구금·재판을 받거나 기타 박해를 당한다고 판단될 경우, 러시아 대통령이 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해외에 병력을 파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뱌체슬라프 볼로딘 하원의장은 "서방의 '사법 정의'란 것은 유럽 관료들이 강요하는 결정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을 탄압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해외에 있는 우리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안드레이 카르타폴로프 하원 국방위원장도 "이 법안은 해외에서 계속되는 만연한 러시아 혐오 캠페인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했다.

해당 법안은 이제 푸틴 대통령의 최종 서명만 남겨두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14일 이내에 서명해 법안을 공포할 수 있다.

유럽 당국자들은 이번 입법이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을 더욱 심화시키는 신호라고 경계하고 있다. 유럽은 러시아가 향후 1~2년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결속력을 시험할 최적의 시기로 판단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또 '러시아 국민 보호' 논리는 크렘린궁이 반복적으로 사용해온 대표적인 선전 논리 중 하나로,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는 이를 주요 명분 중 하나로 내세운 바 있다고 KI는 지적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입법을 러시아 팽창주의의 공식화로 보고 강력히 반발했다.

헤오르히 티히 우크라이나 외무부 대변인은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은 두 단어로 표현할 수 있다. 공격적인 무법 상태"라며 "푸틴은 해외 러시아 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국외에서 러시아 점령군을 무제한 사용할 권한을 스스로에게 부여함으로써, 침략이 러시아 국가 정책의 일상적인 수단이 됐음을 사실상 인정한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jwshin@news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