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희화한 캐리커쳐' 작가…"1명당 300만원 배상" 판결 확정

기사등록 2026/04/24 18:48:26 최종수정 2026/04/24 18:50:23

대법원, 최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문재인 정부와 진보 진영 인사들을 비판한 기자들을 희화한 캐리커처를 그린 작가가 해당 기자들에게 인당 300만원 상당의 배상금을 물어내야 한다는 판결이 확정됐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입구에 법원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6.04.24.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문재인 정부와 진보 진영 인사들을 비판한 기자들을 희화한 캐리커처를 그린 작가가 해당 기자들에게 인당 300만원 상당의 배상금을 물어내야 한다는 판결이 확정됐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전·현직 기자 22명이 작가 박모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상고심을 지난 2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끝내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확정했다.

박씨는 기자 한 명당 3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배상해야 하며, 블로그에 적은 게시글도 삭제해야 한다.

해당 기자들은 2022년 10월 박씨가 캐리커처를 그려 명예를 훼손하고 초상권을 침해했으며, 인신공격을 했다며 1인당 1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총 2억2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박씨는 지난 2020년 4월부터 2021년 11월 사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기자들을 희화한 캐리커처와 기자 실명, 소속 언론사를 적은 글을 올렸다.

캐리커처 아래에는 'ㄱㄷㄱㅌㅊㅍㄹㅈㅌ(기더기퇴치프로젝트)'라는 초성을 기재하고 기자들의 외모를 비난하는 댓글을 달았다.

또 지난 2022년 6월 서울민족예술단체총연합(서울민예총)이 개최한 '굿, 바이 시즌2展 - 언론개혁을 위한 예술가들의 행동' 전시회에 해당 기자들을 캐리커처하고 붉은색으로 덧칠한 작품을 출품했다.

당시 한국기자협회는 협회 차원에서 전시를 중단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1심은 박씨에게 기자 1인당 위자료 100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위자료 중 30만원은 서울민예총이 박씨와 공동해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또 박씨에게 블로그와 SNS 게시글을 판결 확정일로부터 7일 내 삭제할 것을 명하고, 정해진 기간 안에 글을 삭제하지 않을 경우 이행 완료일까지 1일 10만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서울 서초구 대법원 본관에 정의의 여신 디케상이 보이고 있다. 2026.04.24. myjs@newsis.com
1심은 "박씨가 그려 블로그 등을 통해 공개한 기자들에 대한 캐리커처는 이들의 얼굴을 함부로 그림으로 묘사하고 공표한 것으로서 초상권을 침해했다"며 "얼굴을 과장해 기괴하고 혐오스럽게 묘사한 데다가, '기레기(기자+쓰레기)' 등 모멸적 표현, 원고들의 외모를 비하하는 박씨 및 일반인의 댓글 등을 종합해 기자들에 대한 모욕을 인정한다"고 했다.

1심은 "해당 기자들이나 기자들이 작성한 기사에 대한 정당한 비평이 아닌 외모 비하, 인신공격으로서 표현의 자유에 의해 보호받거나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다고 볼 수도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게시물이 구체적인 사실을 적시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명예훼손이라는 주장은 배척했다.

2심은 인신공격의 정도와 초상권 침해 정도 등을 고려해 박씨의 위자료 배상액을 300만원으로 높였다.

1심과 마찬가지로 박씨 그림이 명예훼손이라는 주장은 배척했으나, 캐리커처 아래에 기자들을 비하하는 표현이 적혀 있고 이들의 얼굴을 그리는 등 인신공격을 했으며 초상권을 침해했다는 점은 수긍했다.

다만 서울민예총에 대해서는 "박씨와 함께 전시회와 관련해 어떤 불법행위를 저질렀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청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전시회를 개최하며 박씨의 불법행위를 방조했다는 주장을 기각했다.

전시에 출품된 박씨 그림을 두고는 SNS 등 게시물과 달리 인신공격이나 초상권 침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것이다. 2심은 "기자들의 외모를 조롱하거나 멸시하는 표현이 없다"며 "박씨가 기자의 공개된 사진을 기초로 전시 그림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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