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탈취 근절 범정부 대응단, 출범식 및 간담회
경찰, 지난해 기술 유출 범죄 179건·380여명 검거
중기부 "최대 50억원 과징금 부과 근거 마련할 것"
[서울=뉴시스]강은정 기자 = "단순한 신고 창고를 새로 여는 것이 아니라 현장의 절박한 목소리에 대한 정부의 답이라고 생각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기술탈취 신문고같이 피해 기업이 제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통로를 더욱 넓히고 부처 간 유기적인 공조 및 신속한 대응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입니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
"아이디어·기술을 제대로 보호되고 무임승차와 기술 탈취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더 크게 협력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하겠습니다." (김용선 지식재산처 처장)
정부가 중소기업의 생존을 위협하는 기술탈취 문제를 근절하고자 범부처 합동 신고·상담 창구를 가동한다. '중소기업 기술탈취 신문고' 개설을 시작으로 올 하반기 중으로 중소기업 기술 보호법 개정과 손해액 표준 가이드 수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중소기업 기술탈취 근절 범정부 대응단(중소벤처기업부·산업통상부·공정거래위원회·지식재산처·경찰청·국정원)'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캔싱턴호텔에서 '중소기업 기술탈취 신문고' 출범식 및 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거래상 지위를 이용해 상대방의 핵심 정보, 영업 비밀 등을 정당한 이유 없이 사용하는 기술탈취는 중소기업의 성장을 가로막는 주범으로 지목돼 왔다.
중기부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기술 침해 건수는 299건, 피해 기업당 평균 손실액은 18억2000만원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한 해 동안 기술 유출 범죄 총 179건·380여명을 검거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45.5% 증가한 수치다.
이처럼 기술 유출의 심각성은 커지고 있지만 막상 소송으로 가면 피해 기업의 증거 확보가 어려워 기술탈취 손해배상소송 승소율은 32.9%, 인정 손해액은 17.5%에 불과하다.
범정부 대응단은 해결 카드로 중소기업 기술탈취 신문고를 꺼내 들었다. 중소기업 기술탈취 신문고는 기술 침해 피해 기업의 신속한 피해 접수와 적절한 지원을 돕는 범정부 차원의 신고·상담 센터다.
지난 1월 출범한 범정부 대응단의 첫 결과물로 제각기 운영되던 부처별 기술침해 관련 신고·상담 창구를 일원화했다. '신속 대응', '절차 간소화', '범부처 협업을 통한 실효성 극대화'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당초 올해 하반기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협력에 속도를 내 조기 출범하게 됐다.
신문고는 5단계 시스템으로 진행되는데 온라인으로 신고하면 중기부 산하의 상생협력재단에서 시급성과 내용의 구체성을 판단한다.
이후 상생협력재단의 비상근 변호사, 변리사 등으로 구성된 80여명의 전문가와 신고인을 일대일로 매칭한다. 전문가는 신고인과 상담 후 의견을 담은 자료를 작성하고 중기부 행정조사팀이 해당 자료를 토대로 소관 부처에 사건을 배정한다. 중기부는 피해 지원 사업 연계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신고인을 끝까지 보호할 방침이다.
간담회에서는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기술보호 관련 성과와 사례를 공유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중기부는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촉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고 한국형 증거 개시제도와 법원의 자료 제출 명령권을 신설했다. 올 하반기에는 시정 명령이나 최대 50억원의 과징금 부과 근거를 도입하는 등 행정 제재를 강화하고자 중소기업 기술보호법을 정비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기술 보호 감시관 제도를 시행하고 기술 탈취 적발 채널을 다양화했다. 현 정부 출범 후 총 7건의 법 위반 행위를 시정하고 총 18억2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향후 기술 탈취 직권 조사를 대폭 확대해 연 3회 이상 수시로 실시하고 하도급법 위반 행위에 대한 과징금 부과 한도를 2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할 계획이다. 피해 기업의 회복을 돕는 기금 확보, 기술 설치 상담소 운영 확대도 추진한다.
지재처의 기술 경찰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지난해까지 총 1939명을 송치했고 검찰 처분과 약 90%의 높은 일치도를 보여주고 있다. 지재처는 기술 유출을 유도하는 브로커 처벌 규정을 명확히 하고 영업비밀 침해에 행정조사와 과징금을 추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기술 유출 범죄로 취득한 수익 23억원을 환수한 경찰청은 오는 9월 13일 시행되는 개정 간첩죄의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간첩죄 적용의 핵심 요건인 외국 연계성, 해당성 등 입증을 위해 경찰청 차원의 수사 지휘 및 조정 체계를 만들고 있다.
김 처장은 "기술유출을 막는 일은 특정 기업의 문제를 넘어 우리 경제의 혁신역량과 미래성장 동력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문제"라며 "무임승차와 기술탈취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더욱 큰 사명감을 가지고 뛰겠다"고 말했다.
주 위원장은 "관계 부처와의 협업을 공고히 해 기술탈취 근절을 위한 법 집행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가해 기업에 대한 제재 강화와 피해 기업의 입증책임 완화 등 제도 개선을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한 장관은 "중소기업의 기술이 보호받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해 범정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 기술탈취를 반드시 근절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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