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가 끌어올린 성장률 전망…한은, 1.8→2%(종합)

기사등록 2026/02/26 15:46:00

미국 관세·건설업 부진은 하방 요인

내년 성장률 전망치는 0.1%p 내려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6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2026년 2월 통화정책방향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6.02.2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0%로 상향 조정했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과 건설 투자 부진 등 하방 리스크에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증가세와 민간소비 회복세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에서다.

한은은 26일 수정경제 전망 발표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로 높였다. 지난해 11월에는 1.8%로 예상했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수출 회복세 등으로 0.2%포인트 올려 잡았다.

올해 1분기에는 소비가 회복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수출도 반도체를 중심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2분기 후에도 소비 회복세가 완만하게 확대되는 한편 글로벌 AI 투자 호조 등으로 수출 증가세도 이어지며 양호한 성장을 예상했다. 다만 건설을 비롯한 비 IT 부문의 미약한 회복이 성장을 일부 제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반도체 경기 호조와 세계경제의 양호한 성장 흐름으로 수출과 설비투자 증가세가 당초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올해 성장률을 0.35%포인트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며 "소득 측면에서도 양호한 기업 실적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으로 0.05%포인트 높이는 요인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내년에는 1.8%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에는 1.9%로 전망했지만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이다.

한은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1%에서 2.2%로 소폭 올렸다. 전자기기와 보험료 등 일부 품목의 비용 상승 압력 등을 고려해 상향 조정한 것이다. 지난해 4분기 상승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2%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에는 목표 수준인 2%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한은의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 예상치는 1700억 달러다. 반도체 가격이 큰 폭으로 뛰며 흑자 규모가 늘어나겠지만, 경기 회복에 따른 산업서비스 수요와 디지털서비스 지출 등이 증가하며 적자폭도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관세와 관련해 올해 한국을 상대로 한 평균관세율은 현 수준이 이어지고, 전세계 평균관세율은 일시 하락한 후 하반기에 상호관세 위법 판결 전 수준으로 돌아간다고 전제했다. 다만 반도체 가격 급등 등에 따른 미국 내 물가 부담 등을 고려해 반도체와 의약품 관세 부과 시점을 올해 3분기에서 내년 4분기로 이연한다고 가정했다.

이지호 한은 조사국장은 미국이 관세를 환급하게 된다면 한국 기업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서 "바로 글로벌 임시 관세를 부여한 상황이라 현재는 환급까지 가기 전 너무 많은 불확실성이 있고, 정보도 제한된다"며 "현재로서는 저희도 뚜렷한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지난 2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1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1년 전보다 33.9% 증가한 658억5000만 달러(95조5484억원)를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은 205억4000만 달러(102.7%)로 지난해 1월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1월 중 최대 실적과 역대 2위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 대비 비중은 31.1% 수준을 보였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한은은 AI 산업 성장 가속화를 향한 기대감과 AI 과잉 투자 우려가 엇갈리는 상황을 반영해 국내 반도체 수출 전망에 관한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반도체 수출 물량 증가율은 지난해 16%에서 올해 10% 내외, 내년에는 8% 내외로 점차 둔화한다고 전제했다.

피지컬 AI 확산 등으로 반도체 확보 경쟁이 심화한다면 수출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이 경우 한국 경제성장률은 기본 전망 대비 올해 0.2%포인트, 내년 0.3%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물가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0.1%포인트 올라간다고 전망했다.

한은은 반도체 수출 실적이 악화할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AI 수익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 등으로 반도체 수출 물량 증가율이 올해 6%, 내년 3% 수준으로 빠르게 둔화할 수 있다는 가정에서다. 이렇게 되면 한국 경제성장률은 올해와 내년 각각 0.2%포인트, 0.3%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계산했다. 물가상승률은 두 해 모두 0.1%포인트 낮아진다.

분기별 전망도 공개했다. 한은은 올해 1분기 성장률로 전기 대비 2.7%를 제시했다. 2분기부터 4분기 성장률은 각각 2.2%, 1.3%, 2%로 예측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올해 각 분기 2.1%, 2.2%, 2.3%, 2.1%로 예상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분기별 성장 전망치와 관련해 "1분기가 큰 이유는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워낙 좋게 나오고 있어서다. 소비도 카드 데이터를 보면 여전히 좋은 흐름을 보이고 있고, 지난 4분기가 역성장을 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며 "만약 반도체가 더 좋다 그러면 추가 상승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a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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